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29 |
보스톤코리아 2013-04-22, 12:05:45 |
Museum of Fine Arts, Boston February 2, 2013 - May 12, 2013 Gallery 255 고갱은 각각 두번의 여정을 거쳐 총 12년의 시간을 타히티에서 보냈고 생의 마지막도 그곳에서 마감했다. 63일간의 길고 지루한 항해끝에 도착한 타히티섬은 깨끗한 물에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투명한 바다의 아름다움으로 그를 맞이했다. 문명과 완전히 동떨어져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이 섬은 보헤미안적 성향의 고갱에게는 완벽한 해방감을 안겨주는 파라다이스였다. 고갱은 이곳에서 기존에 없었던 새롭고 독창적인 화풍을 탄생시켜 파리의 미술계를 놀라게 하고싶은 마음에 부풀었다. 타히티의 경이로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그가 꾸준히 작품의 주제로 삼은 것은 오랜시간 순수하고 단순한 삶을 유지해온 토착민 여성들과 그들의 일상이었다. 때로는 우월한 프랑스 정복자의 시선으로, 혹은 단순히 그의 상상력과 판타지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때로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인격체등으로 각기 작품마다 타히티의 여성들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를 구성하는 섬들 중 하나인 타히티는 오늘날 프랑스 식민지와 투어리즘의 영향으로 문명의 영향권 안에 흡수되어 쉽게 고급 호텔과 리조트를 찾을 수 있는 섬이 되었다. 이곳에서 고갱이 작업하던 스튜디오를 개조하여 만든 고갱 뮤지엄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보라보라는 타히티와 가깝게 위치한 섬들 중 하나로 도시탈출과 로멘스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현재 타히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섬 중 가장 물가가 비싼 섬으로 꼽히고 있는데 고갱이 다시 살아나 이 섬을 찾는다면 이처럼 크게 변한 모습에 놀라움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고갱의 대표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는 이상향을 찾아 타히티로 간 고갱이, 1897년 극도의 궁핍과 건강의 악화로 인한 절망 속에서 유서를 남기는 심정으로 창작욕을 불태워가며 착수한 그림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걸작을 남기리라 결심하였고 그림이 완성되면 자살을 할 것이라 각오한다. 그가 지인에게 남긴 편지에는 그러한 그의 절박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죽기 전에 나는 거대한 켄버스에 내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보고 싶었어. 나는 결코 이 그림보다 더 나은 그림, 아니 이 그림과 견줄만한 그림조차 그릴 수 없을 것이라 믿고있네. 나는 이 그림에 나의 모든 에너지와 고통스러울 만큼의 열정을 쏟아 부었네. 그림에 대한 비전은 너무나 선명해서 조급한 마음은 사라지고 생명의 기운이 밀려들었네.” 작품이 완성된 후 스스로 만족스러운 그림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한 고갱은 산 꼭대기에 올라 독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고갱은 이 그림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혀지길 바랬다. 오른쪽은 인간의 탄생과 삶의 시작을, 중간에 과일을 따는 남자는 성인이 된 인간을, 왼쪽에 얼굴을 감싸고 있는 노인은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고 배경 속 불상과 원시마을의 유물등 상징적 이미지들은 죽음 그 이후의 세계를 나타낸다. 작품 속 사람들의 피부는 원시부족마을의 공예품처럼 투박하게 표현되어 부드럽기보다는 단단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마치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단순하고 견고한 삶의 균형을 지켜온 그들의 굳건한 인간적 모습을 담고있는 듯하다. 인상주의의 기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범한 작가의 상상력과 색채, 색면의 구성으로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그가 꿈꾸던 이상향의 모습을 반영한 이 작품은 고갱의 소망처럼 후기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걸작이 되었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ph) 857 756 2557 [email protected] / www.bostonartstudio.com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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