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만의 수학경시대회 |
보스톤코리아 2013-03-27, 15:54:39 |
학원에서의 강의와 대학 진학 컨설팅이 필자가 주로 하는 일이지만 대학 진학 박람회를 비롯해 외부에서 강연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사하게도 뉴잉글랜드 재미과학기술자협회(NE-KSEA)에서 초청을 받아 오는 4월, MIT에서 열리는 수학경시대회(NMSC)에서도 강단에 서게 되었다. 필자가 가르쳤던 학생들도 매년 이 경시대회에 참가를 했는데, 강연 초청을 계기로 조금 더 알고 싶어 약간의 조사를 해보았다.
올해로 벌써 22회째를 맞는 뉴잉글랜드 수학경시대회는 보스톤 근교의 한인 중고등생들은 물론 꽤 멀리 떨어진 사립 학교의 학생들까지 약 200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한인 학생들에게는 꽤 큰 이벤트이다. 10회때부터는 전미 수학경시대회를 겸하게 되어, 미국 각지에서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같은 시험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참가 인원수가 꽤 많은 대회치고는 이례적으로 당일 채점, 당일 시상이라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시험 시간 동안 기다리는 학부모를 위한 강연과 MIT 학부생의 현실적인 조언도 들을 수 있어 단순한 경시대회 이상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물론 과기협 경시대회 외에도 미국에는 여러 수학경시대회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위한 MOEMS(Math Olympiad for Elementary and Middle Schools), 중학생 대상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는 Mathcounts, 그리고 가장 유명한 AMC(American Mathematics Competition: 8, 10, 12학년 레벨로 나뉜다)가 있다. 특히, AMC에서 좋은 성적을 받게 되면 중간 단계인 AIME를 거쳐 전국 수준의 USAMO(전미 수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USAMO는 그 상위 단계인 ISO(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할 선수를 뽑는 장장 이틀에 걸친 시험이다. 굳이 그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고 AMC를 통과해 AIME 정도까지만 진출을 해도 사실 대학에 제출하는 이력서에 충분히 점수를 자랑할 수 있게 된다. 이력서에 따로 기입을 하지 않아도, 대학 원서 Academic Award section에 경시대회 점수를 따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학교가 많다. 수학적 능력을 중요시 하는 학교들은 아예 AMC/AIME 점수를 기입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미국 공과대학의 최고봉인 MIT나 Caltech이 그렇고, 입학 사정시에도 그만큼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어떤 분야이던 간에, 전국 레벨에서 인정을 받는 대회에서의 입상 경력은 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이나 수상을 하게 됐을 때의 경력 외에 여러 이유 때문에라도 한인 학생이라면 KSEA NMSC(과기협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야 할 이유가 많다. 미국에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렇게 전국 수준에서 진행되는, 특히 대학생 이하 어린 유학생들을 위한 교육 행사는 이 KSEA NMSC가 유일하다. 게다가 다른 경시대회들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으로 참가 자격을 비교적 좁게 제한하는 것과 달리 뉴잉글랜드 수학경시대회는 참가자격이 4학년부터 11학년까지 굉장히 넓은 편이다. 즉, 앞으로 대회가 더욱 성장할 기반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매년 나오는 문제 수준만 보더라도 수학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들, AMC 12 수준 이상의 문제들도 꼭 한 두 문제씩 출제가 되기 때문에 상위권자를 확실히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뉴잉글랜드 수학 경시대회는 20년에 걸쳐 보스톤 한인 사회에서 그 의미를 알려왔다. 하지만 그 오랜 전통에 비해 아직까지는 참가 학생의 수가 아쉽다. 특히 미국 사회에서 정평이 나있는 한국 학생들의 실력이나 그 수에 비해서 더 그렇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AMC—그 전신인 AHSC를 포함하여—도 생긴지가 60년 밖에 안 되었다. 만약 우리의 수학경시대회에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여 그만큼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그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는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지금은 한인 학생들만의 축제일 수 있지만 앞으로 과기협 수학경시대회가 국가적인 인정을 받아 미국 교육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지할 정도로 성장하게 되면 그 혜택은 다시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받게 될 것이다. 오승준 (Albert Oh) SD Academy 원장 SDAcademyOnline.com 617-505-1852, 510-387-0735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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