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SAT문제 유출
보스톤코리아  2013-03-06, 12:44:36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문제 유출 의혹이 한국을 떠들썩하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한국 유학생들의 위상이 실추됨은 물론,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유사한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07년 SAT 시행사인 ETS(미 교육평가원)가 직접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일부 학생이 문제와 답을 미리 알고 시험을 본 것으로 드러나 당시 국내 응시생 900여 명의 성적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지난 21일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문제 유출 의혹이 있는 서울 강남 일대 어학원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힌 데 이어 27일 추가로 2군데 더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어학원들이 동남아에서 출제된 문제들을 전문 브로커로부터 구입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시험에 응시하게 해서 문제를 빼돌리기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압수수색 대상인 강남의 SAT 학원 8곳 중에 지난 2007년 문제 유출의 주범인 제프리 손 강사가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I 어학원이 포함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당시 불구속 기소된 손 강사는 2007년 1월 27일 동료 강사 김모 씨와 짜고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당일 미국 뉴욕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SAT 문제의 답안을 올렸다.

나라별 시차를 이용하면 시험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동남아에서 출제된 문제들을 전문 브로커로부터 구입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시험에 응시하게 해서 문제를 빼돌리기한 것.

이번 SAT 문제 유출 파문을 두고 지역 한인 유학생 학부모들 상당수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반응했다. 검찰 수사 등으로 불거져 나왔을 때만 잠깐 시끄러울 뿐 실제로 학원가 일부의 문제 유출 관행은 근절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학생에 대한 선입견, 불이익으로 작용
이들은 편법을 사용치 않고 정당하게 시험을 본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데 더 열을 올렸다. 11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이은미 주부는 “그런 식으로 점수를 올려서 명문대에 지원하는 학생 때문에 정직하게 점수를 받아 지원하는 학생들이 억울하게 떨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점수에서 밀리는 것뿐 아니라, 미국 대학으로부터 한국 학생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지적됐다.

공정원 교육전문가는 “이미 미국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관계자들 사이에 한국에서 시행되는 SAT, SSAT 시험에 대한 점수를 그대로 믿지 않거나, 입학 서류에 첨부하는 에세이를 써준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이젠 중국계, 인도계, 싱가포르등 여러나라 학생들과 경쟁을 하는 한국학생들에게 큰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 현지 학부모나 학생들이 목소릴 내봐야 한국 실정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강남 학원가에서는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 해당 강사의 몸값이 더 오르는 게 요즘 추세라는 게 한 학부모의 말이다. 수사 당국과 교육 당국이 수사나 단속을 해도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것.

강남에서 살다 보스톤으로 온 지 1년 됐다는 강 모 주부는 “그럴 경우 오히려 확실하게 점수를 보장하는 강사로 유명세를 탄다”고 전했다.

문제 유출, 무엇이 원인인가?
SAT 문제 유출이 되풀이되는 것은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 쉽게 보내려는 학부모들과 쉽게 고수익을 올리려는 일부 강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데 기인한다.

이를 두고 SD Academy의 오승준 원장은 입시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논리로 설명했다. “한국적인 입시 풍토에 젖어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SAT 점수를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학원 강사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하면서까지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원 간 경쟁도 불법 문제 유출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Open Doors 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한국 학생 수는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학원은 늘어나고 학생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문제 적중률, 고득점’의 간판을 내걸기 위해서는 불법 문제 유출도 마다 않는 풍토가 조성 된 것.

와이즈 프렙의 소피아 박 원장 역시 “문제 유출이 학원 혹은 강사의 ‘능력’과 동일시되면서 학원들도 경쟁적으로 유출 문제 확보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원은 시험지를 갖고 ‘족집게’ 소리를 듣는 것이 큰 무기가 되는 셈이다. 학부모들은 수강 문의할 때 시험지가 있는 지부터 묻게 되고, 이러한 수요를 따라 강사들이 문제 유출의 유혹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돼 온 것이다.

보스톤교육원의 정준기 원장은 “학부모들이 공공연하게 실전문제 확보 여부로 학원 등록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미국 표준시험 기관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학생들에게 시험 취소 및 지원한 또는 지원할 학교에 불법적인 요소 공개, 학원은 자격정지, 선생은 영구적인 퇴출, 학부모는 실명 공개 등의 특단의 조치 없이는 항상 일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강경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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