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출왕 된 기러기 엄마
보스톤코리아  2013-02-25, 15:36:53 
2012 뉴스타 부동산 전 미주 매출왕 애나정
2012 뉴스타 부동산 전 미주 매출왕 애나정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을 기러기 엄마라고 구분해 내기는 힘들다. 그렇다 해도 애나 정(55), 그의 첫인상은 기러기 엄마의 그것과 아주 멀었다. 오래 전부터 전문직 여성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잘 맞는 옷을 입고 있다고 해야 할까.

지난 연말 미주 한인 부동산 체인으로는 최대인 뉴스타 부동산 매출 1위 상을 수상한 애나 정 씨. 한인 인구가 밀집한 LA, 뉴욕 등도 아닌 한인 인구가 약 3만에 불과한 보스톤에서 큰 일(?)을 낸 것은 더욱 그의 상을 돋보이게 한다. 그런 그는 여전히 기러기 엄마다.

그가 한국을 떠난 것은 2002년. 아이들 교육으로 고민하다 미국 행을 택했다. 보통은 아이들이 졸라 미국으로 건너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엄마의 주장과 권유로 온 특이한 케이스다. 당시 큰 딸이 16살, 쌍둥이인 작은 아들들이 12살이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딸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엄마의 뜻에 동의했다.

애나 정은 아이들의 교육 뒷바라지는 물론 랭귀지 스쿨을 다니며 영어공부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남은 시간에는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나 아이들 학교 보내고 랭귀지 스쿨에 갔다가 일까지 하고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 가족 모두가 서로 바쁜 가운데 힘들다는 생각도 못하고 지났다.

딸, 권유로 부동산 에이전트 삶 시작
작은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한 4년 전 치의대에 다니던 딸은 뉴스타 부동산의 에이전트 모집광고를 들고 어머니에게 부동산을 권유했다. 한국에서 12년 부동산 중개업을 했었던 그가 늘 부동산 에이전트를 하겠다고 되뇌던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은 “우리 때문에 엄마가 인생을 허비하셨는데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다.

부동산 경기가 가장 바닥이었을 때 그는 부동산업에 뛰어 들었다. 뉴스타의 백영주 대표를 만나 한 달만에 자격증을 따낸 이후였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업을 시작한 후 첫 거래(Deal)를 성사하는 게 6개월이라는데 애나 정은 불과 2주만에 성공시켰다. 물론 자신의 주위에 있는 아는 사람들부터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에서의 내공이 죽지 않고 다시 발휘된 것이었다.

주위 사람만으로 부동산을 하는 것은 금방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일단 몸을 푸는 정도로 하고 본격적인 부동산 에이전트로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수천장의 명함을 찍어서 곳곳에 돌렸다. 심지어 H마트 푸드코드에도 일일이 놓았다. 그리고 면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전화를 돌렸다. 잔치란 잔치는 빠지지 않고 쫓아 다녔다.

일을 시작한 지 4년, 매년 매출액이 올랐으며 작년에는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탔다. 탐나는 매물, 골치 아픈 매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다. 그의 최선은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더 늦게 자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간이 많으니 손님들에게도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어떤 손님이든 화를 내지 않고 참는다.

올스톤 가주 순두부도 애나 정의 손으로
최근 올스톤(Allston)지역 구 서울제과 자리에 음식점을 차려 말 그대로 대박을 낸 곳이 가주순두부다. LA 오렌지 카운티에 본점을 둔 순두부 가게를 보스톤으로 옮겨와 한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50여 석의 작은 식당이지만 점심, 저녁에는 늘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줄을 선다.

LA에 주거를 둔 미셸 서 사장이 보스톤을 방문했을 때 애나 정은 늘 공항 픽업에서 마중까지 담당했다. 그는 두 군데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는 미셸 서 사장에게 올스톤을 적극 추천했다. 비록 거래액이 적어 에이전트에게 이득은 적지만 훨씬 더 비전이 보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미셸 서 사장이 애나 정을 좋아하는 이유다.

가주 순두부 미셸 서 사장은 “애나 정 선생님은 약속이 있으시면, 새벽, 밤 늦게든 언제든지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시는 철저한 자기관리의 사람이십니다. 손님의 편에 서서, 모든 일을 책임감 있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일사분란하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십니다.”라고 평했다.

뉴튼의 한 한인 고객은 160만불의 집을 팔기를 원했다. 여러 부동산 에이전트를 면접했던 이 고객은 처음 대면한 사이인데도 음식까지 싸온 애나 씨를 단독 매매에이전트로 정했다. 이 집을 조사 후 새벽 3시에 리스팅에 올리자 아침 8시에 연락이 왔으며 10시에 집을 보여주자 바로 오퍼가 들어와 판매했다. 이 고객에게 콘도를 구입한 것도 일사천리였다. 토요일 오픈하우스가 예정된 집을 금요일 보고 맘에 들어했다. 마음을 굳힌 고객을 밤 9시에 만나 밤 10시 30분부터 서류작업을 시작해 새벽 한 시에 셀러 브로커에게 오퍼를 보냈다. 토요일 아침 10시에 만나 계약했다.

이처럼 고객이 원하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억척 부동산 아줌마’다. 그의 고객들은 대부분 애나 정을 언니처럼 따르는 그런 인간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부동산 에이전트로 처음 시작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애나 정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단답형으로 답했다. “부동산은 인간관계예요” 인터뷰를 마쳐갈 즈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고객에게 100% 맞춰주는 애나 정의 자세에 고객들은 인간적인 감동을 느끼게 된 것이리라.

애나 정의 큰 딸은 이제 BU 치의대 졸업반이다. 쌍둥이 아들들도 고든(Gorden) 칼리지 졸업반이다. 한 아들은 신학을 전공할 예정이고 다른 아들은 의대를 준비하고 있다.

자녀들을 이야기할 때는 영락없는 기러기 엄마다. 일을 얘기할 때는 부동산 전문 에이전트 애나 정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그래 왔던 사람처럼 느껴진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그의 변신은 무죄라기 보다는 ‘성공’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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