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 연인, 기업가 파트너로
보스톤코리아  2013-02-18, 16:03:53 
Angela & Roi 를 창업해 자체브랜드를 갖춘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는 이동길 씨(좌)와 이현지 양(우)
Angela & Roi 를 창업해 자체브랜드를 갖춘 핸드백을 판매하고 있는 이동길 씨(좌)와 이현지 양(우)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엔젤라와 로이(Angela & Roi)’, 마치 영화 제목 같은 이 명칭은 보스톤 지역 유학생의 창업 스토리가 담긴 회사 명이다. 자체 브랜드를 갖춘 핸드백 전문 회사로, 주로 온라인 쇼핑 몰 www. AngelaRoi.com을 통해 판매하며 판로는 미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보스톤 지역에서는 원하는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물건을 보여주고 판매하기도 하는 이 회사의 창업자는 노스이스턴 대학의 이현지 양(21세, 정치학)과 보스톤대학 졸업생 이동길(24세, 경영대 졸) 씨다.

이 두 사람은 2년 전쯤 만나 사귀던 중 평소 자신들이 관심을 가져왔던 창업에 뜻이 맞아 지난 해 9월 자신들의 미국 이름 Angela & Roi 를 걸고 사업 파트너로 거듭났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이현지 양이 핸드백을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고, 어려서부터 창업에 뜻을 둬 왔던 이동길 씨가 전공을 살려 경영을 맡았다.

현지 양은 1년 전 사업을 제안한 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물색하여 한국의 여러 핸드백 제작 업체와 연결해 물건을 받아본 후 심사를 거쳐 몇 군데 업체를 선정했다.

이들은 처음에 기성제품을 그대로 판매하려 했으나 차별화된 독자적인 사업체로 서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디자인을 제안하고 로고를 새겨 넣는 등 OEM 방식으로 전환했다. 가격은 중저가, 품질은 고급화, 아이템 당 소량 제작이 이들의 컨셉이다. 디자인과 품질은 명품에 가까운 컨셉이지만 가격은 서민층에 맞추는 전략.

또한 이들은 평소 사회사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던 터라 암환자들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핸드백의 특성상, 물건을 기부하는 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한 끝에 각기 다른 형태의 암환자 후원단체가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색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고, 이에 판매되는 핸드백마다 각 색깔이 상징하는 암환자 단체에 5불씩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그들 스스로 기부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도록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여친은 상품 디자인 및 선별을, 남친은 기획, 경영, 마케팅, 유통 및 배송을 맡아 손발이 척척 맞는 이들. 더구나 남친 이동길 씨의 전공이 경영, 창업이다 보니 꼼꼼히 따져보고 점검하고 단계적인 실행을 해 나가고 있다.

패션 블로거들을 뒤져 그들에게 물건을 보내주며 리뷰를 블로그에 올려 줄 것을 부탁하는 한편, 유투브에 홍보용 동영상을 올리고, 지역 각 대학의 패션쇼에 출품하고 참석해 홍보를 해나가고 있다. 이에 더해 주문 받은 물품을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느라 하루를 쪼개 써도 늘 시간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난 해 9월 정식 런칭한 이후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는 것이 이동길 씨의 말이다.

오죽하면 데이트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을 지경이라는데, 땡스기빙, 홀리데이 시즌이면 밀린 물건들을 배송하느라 남들보다 더 바빠지는 탓이기도 하다.

회사 유형 자본이라고는 온라인 매장과 몇 평 안되는 창고만 달랑 있는 이 회사, 아직은 사무실을 얻을 형편이 되지 않아 보스턴 대학의 포토닉스 빌딩(photonics building)을 사용하고 있지만, 인턴 3명과 웹사이트 편집인이 함께 일하고 있다.

출근시간은 아침 9시로 정해져 있지만 학생들이다 보니 퇴근시간은 딱히 없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 있는 이들은 일에 푹 빠져 밤을 새울 때도 많다는 것이 이현지 양의 말이다.

이현지 양은 “이들 모두 이민 2세들이지만, 우리들을 CEO, CFO로 인정하고 존중해 준다”며 “지금은 온라인 핸드백 쇼핑몰이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젊은 날의 열정을 쏟아부어 일구고 있는 자신들의 사업체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이현지 양과 이동길 씨는 “언젠가 누군가 매입을 의뢰해 온다 해도 절대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시기의 노력은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을 것이라고.

이들의 창업에 대해 보스톤 대학 경영대에서 사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르치고 있는 이유택 교수는 “사업가 과정이라는 체계적인 교육이 바탕이 된 위에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고 있고, 고유의 디자인과 품질에 기초한 새로운 제품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 지향적이고 사회지향적인 기업의 목표를 실천하고 있고 겸손한 인간미까지 겸비한 사업가(Entrepreneur)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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