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보스톤코리아  2013-01-28, 15:15:20 
교토를 찾는 관광객은 1년에 5천7백만 명입니다. 교토의 인구가 150만 명이니까 그 40배 정되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셈이죠. 특히 가모가와 강변의 벚꽃놀이로 유명한 교토의 봄과 삼천원(三千院) 절의 단풍철에는 그야말로 교토는 인산인해죠.

벚꽃놀이나 단풍철에 교토를 찾는 관광객이 꼭 들리는 절이 있습니다. 바로 청수사(淸水寺)죠.년간 1700만명이 들른다는 이 절은 한국의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이자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들리는 절입니다.
그러다보니 청수사 앞에는 각종 기념품 가게, 떡집, 식당, 반찬 가게 등이 성업 중이죠. 바로 이 청수사 입구에 가면 유명한 떡집 세곳이 경쟁 중에 있습니다.

니시오 하츠바시,이토 하츠바시,이즈쯔 하츠바시 등 세 가게죠. 이 세 가게는 청수사 앞 뿐 만 아니라 교토역전상가 앞에도 공동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교토 시내에 지점은 물론 백화점 식품부, 호텔 입구 등, 도처에서 눈에 띠죠..

특히 웬만한 호텔의 후론트 데스크 옆의 자그마한 판매대에는 유코(夕子)라는 아리따운 여성이 기모노를 입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떡이 있는데, 바로 그 떡도 니시오 하츠바시 떡 가게의 상품 중 하나입니다.

바로 이 청수사 앞에서 유난히 극성스럽게 접시에 떡을 담아 여행자 누구에게나 떡을 먹어보라고 권하는 떡집이 있습니다. 니시오 하츠바시 떡 가게입니다. 그러나 이 떡 가게가 30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름이 비슷비슷한 세 하츠바시 가게 중 원조는 니시오 하츠바시로 1687년에 창업했고, 두번째가 쇼고인 하츠바시로 1689년, 세번째 이즈쯔 하츠바시는 한참 뒤인 1805년에 창업했습니다.

1687년 교토의 쇼고인(聖護院)이라는 유서깊은 절 앞 거리에 니시오 하츠바시라는 떡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쌀가루로 만든 간단한 흰 떡인데 이 떡은 도쿄로부터 여행을 온 사람들이 휴대식으로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당시 교토에는 유명한 사찰들이 많았으므로 그 사찰이나 신사 등에 참배를 하러 온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평생 되도록 많은 절, 신사를 참배하면 자신에게 복이 더 많이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밥 먹는 시간을 아껴 수많은 절과 신사를 돌아다녔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 죽을 날이 가까워오면 일본 내의 유명한 절과 신사를 돌아다니며 자신을 수양하고,집안의 안녕을 비는 수행자가 많죠.

본래 하츠바시(1614-1685)는 쇼고인 근처에 살면서 가야금을 켜고 작곡도 하는 장님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밤이면 가야금을 켜면서 평생을 보냈는데 한밤중에 울리는 그의 가야금 소리가 하도 절절해서 동네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하죠. 그가 작곡한 가야금 곡 중 <육단조>,<팔단조><윤설(輪舌)> 등은 지금도 명곡으로 이름이 높고,‘일본의 바하’라고 불리우기 까지 합니다.

그는 살아생전에 집안이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어, 우물가에 가서 버려진 쌀알을 줍거나 동네사람이 가져다 주는 쌀로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떡이 바로 하츠바시 떡의 원조입니다. 밥을 하면 장작값이 드는데다가 쉽게 쉬기 때문에 좀더 장기간 보존할 수있는 떡을 만들어 먹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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