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보스톤코리아  2013-01-14, 14:12:55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오현숙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수십 년간 계속된 윤리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은 지난 7일 줄기세포 연구가 과학 실험 과정에서 인간 배아를 형성하거나 파괴하지 못하게 한 연방 법을 위반했다며 2명의 과학자가 제기한 상고 사건을 각하했다. 줄기세포 연구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치료 및 치유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믿는 연구자들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재정을 지원하는 연구를 허용한 하급심의 판단을 뒤집지 않은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AAMC는 성명에서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인간배아줄기세포(hESCs)를 이용한 연구는 엄격한 윤리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여러 치료가 곤란한 질병 퇴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살인 행위로 여기는 낙태 반대자들은 대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번 소송을 지원했던 기독교 단체인 자유옹호연맹(ADF)은 “미국민은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실험에 돈을 내도록 강요 받아서는 안 된다”며 “줄기세포 연구는 전혀 소득이 없을 뿐 아니라 가뜩이나 쪼들리는 정부 재정에 부담만 준다”고 지적했다.

소송은 성인 줄기세포를 연구했던 제임스 셜리 보스턴 바이오메디컬리서치 생물공학자 등 2명의 연구진이 2009년 처음 제기했으며 다음 해 연방법원 1심에서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놨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 법원은 줄기세포 관련 법 규정의 모호성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국립보건원 의견을 따랐다.

일부에서는 연구의 활성화 기대와는 별개로 실제 의학적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유도만능 줄기세포, 즉 수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세계적인 줄기세포 관련 산업를 겨냥한 미국의 움직임이 더 적극적이고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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