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
보스톤코리아 2012-12-31, 14:46:29 |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은 맥주죠. 2011년의 경우 1위가 맥주, 2위가 와인 3위가 청주, 4위가 소주 순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일본적인 술을 꼽으라면 역시 청주죠. 일본에는 약 1500여개의 청주회사가 있는데 매출 1위는 하쿠쓰루(白鶴)이고 2위는 교토의 월계관입니다. 아마도 한국 사람들은 하쿠쓰루보다는 월계관이라는 이름이 더 귀에 익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2002년전까지는 월계관 청주가 판매 1위여서 일본청주의 대명사처럼 알려졌고 한국에서도 많이 마시고있었기 때문이죠. 월계관이 창업한 때는 1637년, 교토의 후시미(伏見) 구에서였습니다. 후시미 구는 1400년 전부터 술도가가 많았던 곳으로 유명하죠. 일본의 역사를 기록한 ‘고사기(古事記)’ ‘신찬성씨록’에 따르면 5세기경인 일본 응신천왕 때 백제에서 건너온 수수허리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어 빚어서 일본 천왕에게 받쳤다는 기록이 있죠. 이것이 일본의 고대 문헌에서 나오는 술에 관한 최초의 기록입니다.그때부터 일본에는 술을 빚는 문화가 생겼고, 본격적인 양조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했죠. 서기 689년 지통천황 3년 조에 따르면 일본 천황가의 궁내성에 조주사(造酒司)라는 술을 빚는 부서가 생겼다는 기록이 나오고, 서기 701년에는 대보율령에 따라 조정에서 술을 빚는 양조체제를 정비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이 모두 서기 600년대에 건너간 수수허리 이후의 기록들이죠. 이렇게 탄생한 일본의 술은 그 후 시대를 거치면서 발전하여 가마쿠라시대가 되면 교토의 후시미 지역을 중심으로 술 제조소가 많이 생겼다는 기록이 있고, 월계관의 출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37년, 오쿠라라는 사람이 술가게 류치야(笠置屋)를 후시미구에 엽니다. 바로 오늘날의 월계관 청주를 창업한 사람이죠. 월계관이 자리 잡은 후시미구의 숙장정(宿場盯)이라는 곳은 참근교대(2년에 한번씩 지방의 성주가 부하들을 이끌고 교토에 올라와 천황의 경호를 하는 일)등으로 교통이 매우 혼잡한 곳이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버스터미널입니다. 당시 숙장정은 좋은 물이 지하에서 솟구쳐 술 만들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었죠. 월계관의 창업주 오쿠라 이사무미기에몬(大倉治右衛門)은 거기에서 술가게 문을 열었죠. 월계관 초대 창업주가 만들었던 최초의 술 이름은 <다마노 이즈미 (玉의泉)>입니다. 좋은 물에 좋은 누룩이 보태져 만든 다마노 이즈미가 발매되면서 큰 인기를 끌자 후시미구에 청주가게들이 속속 간판을 내걸기 시작합니다. 고니시 주조는 이미 1550년에 창업해서 영업을 하고 있었고, 부비옹이 1657년, 야마모토 본가가 1677년, 사이토 주조가 1688년, 긴지청주가 1781년에 문을 열었고, 이외에도 크고 작은 청주가게들이 후시미구에 문을 열면서 청주가게들은 서로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한 치열한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대도시 시장에서는 후시미구에서 생산된 청주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습니다. 워낙 물맛이 좋은데다 효모(누룩)개발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죠. 실제로 제가 월계관 청주 공장 안에 있는 물맛을 보니 놀랍게도 물에 설탕을 푼 것처럼 단맛이 났습니다. 물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죠. 보통 한됫박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8되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물도 보통 물이 아니라 술을 담기에 좋은 양질의 물이어야 합니다. 후시미의 물은 후시미즈(伏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불리우죠.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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