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매력 |
보스톤코리아 2012-12-31, 14:43:42 |
여러가지 색상으로 표현된 컬러 사진보다 단순하게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흑백사진이 주는 강렬함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엄청난 파괴력으로 뇌리 속에 깊숙하게 박혀, 세월이 지나도 남아있는 이미지의 잔상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흑백사진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물론 컬러 사진과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적인 기술적 요소들인 노출, 촛점, 흔들림이 충족되었다고 가정할 때에, 흑백사진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는 바로 계조라고 생각한다. 계조란 사진에서 가장 밝은 부위와 가장 어두운부위의 단계를 말한다. 이 단계가 많으면 많을수록 계조가 풍부하다는 표현을 한다. 컬러사진의 경우는 RGB 3가지의 색신호를 가지므로 각각 256 X 256 X 256 = 1,677만 색상표현이 가능하지만, 2진법으로 표현되는 디지털의 경우 한가지 색상에서 256단계의 계조를 가진다. 반면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현상과 인화를 거쳐 화학적 발색을 이루어내는 필름 인화물의 경우 2진법을 사용하는 디지털방식 보다는 아무래도 훨씬 풍부한 계조를 가진다. 흑백사진의 경우 프레이밍시 노출차가 크게 벌어져 부위별로 암부와 명부의 밝기 차이가 확연하게 날 경우는 극단적인 부위의 디테일은 암부와 명부 둘 중 하나는 날아가버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 또한 정해진 범위 내에서의 계조가 한계적으로 표현되다 보니 눈을 호사롭게 해줄 디테일이 부족하게 표현이 되어 자칫 썰렁한 사진이 되기 일쑤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프레임에서 암부와 명부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면 그물의 간격이 커져서 밀도가 작아 뻥뻥뚤린 헛점이 많은 것과 같은 효과이며, 반대로 암부와 명부의 차이가 작아질수록 그물의 간격이 작아져 밀도가 높아 촘촘하게 헛점이 없이 꽉찬 느낌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이다. 흑백사진이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평범한 사물들도 흑백으로 묘사되면 웬지 모르게 새로워 보이고 때로는 신비스럽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새롭고 신비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한 경험으로 인한 것일 것이다. 현실 속의 이미지는 컬러의 세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흑백사진은 그 자체로 초현실적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이미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때로는 컬러의 사용이 의미 전달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불필요한 컬러의 사용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컬러가 화면 내에 포함된다면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 또한 복잡한 컬러에 의한 표현은 많은 경우 시선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강조의 효과를 얻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형태(形態)라고 하는 것은 전체적인 시각 구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작품의 형태는 외관상 드러나는 모양을 의미하는 것뿐만 아니라 색상이나 질감, 명암의 패턴, 구성, 균형 등을 모두 의미하는 것이다. 사진에는 여기에 더해 초점조절(selected focus)이나 피사계심도(depth of field), 시점(view point) 등도 포함될 것이다. 즉, 이미지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형태(形態)라고 하는 것이다. 흑백사진이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이 이미지를 이루는 모든 요소 중 색상이 제외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색상을 제외한 나머지 다른 요소들이 강조되는 것이다. 특히나 이미지의 형상이 강하게 부각된다. 사물을 이루는 선이나 그 표면의 질감, 불륨감 등이 강조되는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비록 흑백이 아닌 화려한 색상들이지만, 이런 일상의 모습에서 색을 제거하게 되면 그 느낌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마치 사과의 붉을 껍질을 벗긴 뒤에야 그 달콤한 속살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흑백사진, 너의 매력은 무엇인가? 흑백사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컬러사진이 가지고 있는 느낌에 여분의 여유를 추가로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빛을 이해하는 시작이며, 솔직한 우리 자신의 독백이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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