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갈등 속, 비리 검사 김광준 구속
보스톤코리아  2012-11-26, 11:51:15 
역대 검사 비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청탁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수감된 김광준 부장검사
역대 검사 비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청탁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수감된 김광준 부장검사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의 비리의혹 수사과정에서 촉발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김 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비리검사 구속
김수창 특임검사팀이 19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긴(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혐의로 김광준 검사를 구속했다.
이날 김 검사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이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도 인정된다”며 김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검사는 최근 10년 내 현직 검사로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첫 사례다.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김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한상대 검찰총장은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을 담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마음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특임검사가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모든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의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 강력한 감찰 체제를 구축하겠다”며 “국민의 요구에 부응했는지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전향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비리 수사 확대
김 검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임검사팀은 영장범죄사실에 포함 시키지 못한 추가 금품 수수 의혹과 조희팔 비호 세력에 대한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임팀은 김 검사가 개입한 정황이 있는 모든 의혹을 조사하고 해당 사건 관계자를 상대로 김 검사의 관여 정도를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임팀은 지난 주말, 검사 2명을 충원하고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검사만 13명 규모로, 김 검사의 추가 비리를 캐는데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를 구속 만기일인 12월8일까지 최대한 수사하고 기소할 방침이다. 경찰이 ‘사건 가로채기’라고 반발하며 반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구속기간인 20일 동안 김 검사의 비리를 샅샅이 밝히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희팔 수사 집중
경찰은 김 검사에 대한 수사를 잠정 중단하고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 검사의 차명계좌를 찾아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김 검사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특임팀으로 넘어가면서 경찰은 특임수사와 겹치지 않는 선에서 수사를 진행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다.
경찰이 4조원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은닉자금 추가 추적에 나서면서 김 검사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조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씨 은닉자금 780억 찾아내
이미 경찰은 조씨 측의 자금이 김 검사 외에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조씨 측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공무원은 5명선으로 이 가운데 경찰 3명, 지자체 공무원 1명, 중앙부처 공무원 1명 등이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조씨의 은닉자금을 추적해 700여개 차명계좌에서 모두 780억원의 자금을 찾아냈다. 은닉자금은 다른 사업체에 투자되거나 전세자금 등의 형태로 분산돼 있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이 조씨의 은닉자금 추적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한 만큼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추가로 드러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희대의 사기사꾼 조희팔
조희팔 사건은 조씨가 전국에 10여개의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2004년부터 5년간 4만~5만여명의 투자자를 모아 돈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액만도 대략 3조5,000억~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 수사와 별도로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김 검사의 계좌 압수수색 영장 재신청과 김 검사에 대한 추가 수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경 갈등 불거져
한편, 이번 김 검사 비리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이중수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경찰이 진행하던 현직 검사의 비리사건 수사를 두고 검찰도 특임검사를 통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경찰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검찰이 경찰 수사 중인 사건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김황식 총리의 경고에도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둘러싼 검경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21일에는 2차 검경 수사실무협의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진전없이 끝났다.
독자적인 수사권 확보를 노리는 경찰과 이에 맞선 검찰 간의 수사권 갈등은 대선을 앞두고 검찰•경찰을 포함하는 사법개혁 논의로까지 확대되는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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