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이해 1: Liberal Arts Colleges (3)

Liberal Arts College 중에서 상위권의 대학들이나 전통적으로 명성이 높은 학교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배타적인 그들만의 집단을 이룬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여러 그룹이 존재하는데 메인 주(Maine)의 CBB (Colby, Bates, Bowdoin), 유서 깊은 여대들로 이루어진 Seven Sisters (Mount Holyoke, Vassar, Wellesley, Smith, Radcliffe, Bryn Mawr, Barnard: 이 중 Vassar는 1969년에 남녀공학으로 바뀌었고 Radcliffe는 1999년에 Harvard University에 완전 합병되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Claremont Colleges (Pomona, Scripps, Claremont McKenna, Harvey Mudd, Pitzer) 등이 있다.

특히 이런 명문 그룹들은 Liberal Arts College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전문적인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서로, 혹은 근처의 명문 종합대와 자매 결연 등을 통해 더 폭넓은 교육 자원을 연계, 공유한다. 예를 들어 명문 여대 중 하나인 Smith College는 설립 초창기부터 Yale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Claremont Colleges는 독립된 인문대, 공대, 여대, 그리고 대학원들이 서로 맞닿은 캠퍼스에 위치해 재단의 재원을 공유하며 학생들은 어느 학교에서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여러 형태의 집단 중에서도 특히 가장 잘 알려진 엘리트 그룹으로 '작은 아이비' (Little Ivies)가 있다. Liberal Arts College 중에서도 유서가 깊고 학문적인 명성이 높은 최고 명문 대학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래 이들 '작은 아이비리그’는 아이비리그(the Ivy League)처럼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단체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 속한 학교들과 지명도에서나 학업 수준에 있어서나 상당한 유사점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아이비리그란 이름도 동북부의 전통 있는 8개 대학들이 만든 자신들만의 운동 리그 조직이었는데 '작은 아이비'라 불리는 대학들 또한 뉴잉글랜드 지방의 Liberal Arts School들의 운동 리그인 NESCAS (New England Small College Athletic Conference)에 속해 있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가장 명성이 높은 세 학교, 즉 Amherst, Williams, Wesleyan을 Little Three라고 한다. 아이비리그 중에서도 가장 최고로 치는 Big Three (Harvard, Yale, Princeton)에서 별명을 따올 정도니 그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물론 학교의 명성이나 가치가 수치나 랭킹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합격생들의 SAT 점수만 보더라도 National University와 Liberal Arts College의 Top school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Little Three 합격생 중에서 상위 25%에 위치하는 학생의 SAT 점수를 보면 Amherst가 2310, Williams는 2290, Wesleyan이 2240다. National University중에서 교육과 연구 등 다방면에서 최고로 치는 세 학교와 비교해 보자. 같은 상위 25% 합격생의 SAT 점수를 살펴보면 Harvard가 2390, MIT는 2330이고, Johns Hopkins는 2250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Liberal Arts College들은 입학 사정시에 SAT 등의 standardized test 점수를 가장 중요하게 보지 않거나 심지어 SAT 점수를 필수 사항으로 요구하지 않는 학교들도 생기는 추세다. 시험 점수만으로는,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 등 특정 그룹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SAT 등으로는 학생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 때문이다. 오히려 Liberal Arts College, 그 중에서도 상위권 학교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고등학교 때의 학과목 선택과 그에 따른 내신 성적 (혹은 학급 순위) 이다. 그리고 과외 활동과 에세이, 추천서를 포함한 학생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 또한 중요 평가 대상이 된다. 즉, 단순히 시험 점수로 학생에게 등급을 매기기보다는 학생 수가 적은 만큼 지원하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 Liberal Arts College의 입학 사정관들의 논리다. 그리고 이런 평가 과정을 거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교양 교육의 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보통 Liberal Arts College보다는 National University가 미국 내에서나 전세계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National University는 여러 방면에서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연구 실적을 발표하고, 유명한 운동팀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Liberal Arts College는 유명세를 덜 타고 학부모 역시 학교의 명성과 가치에 대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의 여러 갈림길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대학 선택은 학생 자신이 추구하는 학풍과 진로에 따라 여러 옵션을 신중하게 연구하고 결정해야 한다. 지금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목적이 단순히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고 그 이후에 어떤 인생을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면 말이다.

오승준(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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