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 후폭풍 어디까지? |
보스톤코리아 2012-10-22, 12:04:50 |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지난 2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에서 발생한 북한병사의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계 실패 국방부는 사건이 발생하고 2주 가까이 지난 15일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경계 작전 실패와 보고 체계의 허술함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한편, 관련 장성 5명과 장교 9명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김 장관과 정승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사건 발생 바로 다음 날인 3일 '노크 귀순'에 대해 보고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8일과 11일 두 차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CTV로 귀순병을 확인했다"고 답해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정 의장이 지난 10일 노크 귀순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의도적인 거짓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다. 정환덕 국방부 감사관은 15일 북한군 귀순 당시 군의 상황보고 혼선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지난 3일 오전 귀순자 진술(소초 출입문 노크를 통해서 귀순했다는 내용)을 받아 국방정보본부장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참에 따르면 최종일 국방정보본부장(중장)은 지난 3일 지역 기무부대의 기초조사 결과를 김 장관과 정 의장에게 구두로 보고했다. 이 보고에는 귀순 병사가 노크 귀순을 했다는 사실이 포함돼 있었다. 은폐 의혹 합참은 그동안 “8일 국정감사에서 ‘GOP 문을 두드렸다’는 질의가 나와 작전본부에서 확인에 나섰고 10일 현장에 나가 있던 전비태세검열실로부터 ‘사실이다’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왔다. 정 의장도 11일 국정감사에서 ‘노크 귀순’을 이미 보고받은 사실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정 의장이 2주 만에 드러날 사실을 숨긴 이유에 대해 합참은 “2가지(합참 작전라인의 정식 상황보고와 22사단 기무부대 1차 기초조사 결과) 보고 내용 가운데 1차 기초조사 결과는 심리적으로 상태가 불안한 귀순자의 귀순 직후 답변이어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 ‘귀순자를 CCTV로 신병확보했다’는 정식 상황보고를 더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또 지난 8일 국감에서 ‘노크 귀순’이 거론되자 이날 오후 9시30분과 10일 오전 10시10분 등 두 차례에 걸쳐 작전본부장에게 ‘노크’인지, ‘CCTV’ 인지를 재차 확인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문의했으나 여전히 ‘CCTV’라는 보고를 듣고 이를 고집했다. 정 의장에게 잘못 보고한 합참작전본부장은 “8일 국감 이후 ‘CCTV’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으나 전비태세검열실과 중앙합동신문조 현장 검증이 끝나는 10일이나 11일쯤까지는 국감 당시 의장의 답변 기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참 조사에서 밝혔다. 국방부는 ‘노크 귀순’과 관련해 경계태세를 소홀히 한 22사단장(소장) 등 3명을 보직해임하고 상황보고 혼선 등의 책임으로 합참작전본부장(중장) 등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모두 14명을 문책 조치했다 군 수뇌부 사퇴 압력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정 의장이 분명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 의장이 기무부대로부터 ‘노크 귀순’에 대한 보고도 받았지만 ‘폐쇄회로(CC)TV로 귀순자를 확보했다’는 작전본부장의 일관된 보고에 더 무게를 뒀던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리 정보와 첩보의 비중이 다르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처음부터 경솔하게 일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주장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자진사퇴 요구’와 ‘자진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통령이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장성 5명을 포함해 14명의 간부들을 징계 의뢰한 것으로 문책은 종결됐다”며 해임 주장을 일축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6일 이른바 '노크귀순'과 관련한 국방부와 군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고 관계자에 대한 엄중문책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노크 귀순' 사건은 군의 총체적인 기강해이를 드러낸 중대한 사건"이라며 "북한 병사가 철책을 넘어 우리 장병의 생활관을 노크해 귀순한 것도 큰 충격이지만 보고를 생명으로 하는 군에서 엉터리 거짓보고가 지휘부로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어 "왜 이런 창피한 사건이 발생했는지 경위를 치밀하게 조사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의 경계실패와 군 기강해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다른 사람이 아닌 김관진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에게 있다"면서 "김관진 국방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은 문책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그들 스스로가 문책 받아야 할 대상자들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군 수뇌부를 경질하고 내부통제에만 열을 올리고 대북경계는 실패한 군 수뇌부전체의 기강해이를 바로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와 통합진보당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크 귀순' 사태를 초래한 김관진 국방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방부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할 의무에도 불구하고 소위 '종북세력'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을 하려는 의도를 더 이상 수수방관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속 조치 김관진 국방장관은 15일 이른바 북한군 '노크귀순' 사건과 관련, "대규모 문책은 물론 경계취약 지역을 정밀하게 재분석해 병력을 보충하고 감시 장비와 철책을 최단시간 내에 보강하겠다"며 최전방 경계강화를 위한 후속조치도 발표했다. 김 장관이 발표한 경계시스템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이하 경계시스템)'사업이다. 군 당국은 병력 수 감축 등을 이유로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육군 5사단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군은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전방사단에 구축키로 한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설치를 앞당기기로 했으며 내년까지 3개 전방사단에 설치키로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최단시간 내에 보강'을 약속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북한군의 ‘노크 귀순’과 관련 “대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안보•보안 태세를 굳건히 해야 할 시점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계태세 확립이야말로 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만큼 정부는 최전방 경계 문제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비판을 겸허하고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귀순 사례 전면 재조사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노크 귀순’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조정환 육군참모총장과 육군본부도 ‘노크 귀순’에 대해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조 총장은 자신과 육군본부가 보고받지 못한 것에 대해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는 수신자를 지정하게 되어 있지만 육군본부는 수신자 지정이 안 돼 있어 못 봤다"면서 "저희들은 귀순자 사건과 관련해서는 직접 작전 지휘라인에 없어 수신자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노크 귀순' 사건으로 전방 경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조 총장은 "큰 틀에서는 현장 경계의 실패가 원인이며 이어진 상황관리에 대해서도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며 "경계 부분에 있어 육군본부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08년 이후 비무장지대를 통해 이뤄진 귀순 사례를 모두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총장은 확인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육군 측은 "최근 5년간 비무장지대 귀순이 모두 8건 있었다"면서 경계 실패가 드러난 3건 외에 나머지 5건의 경계작전 과정과 귀순 경위도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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