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과 진정성 논란, 지지율 변화 없다!
보스톤코리아  2012-10-01, 11:50:20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를 계기로 유력 후보 간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과거사 공식 사과
박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본 분과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 역시 가족을 잃은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로서의 첫 공식 사과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두 개의 판결’ 발언을 계기로 과거사 논란이 불거진 지 14일 만이다.

그는 또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라고도 했다. 이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박 후보는 5•16이나 유신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당시의 공(功)과 과(過)를 함께 언급하곤 했다. 그 과정에서 5•16에 대해 “구국의 결단”(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2012년 7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이라고 평했다. 유신에 대해서도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박근혜 ‘사과’ 왜 나왔나?
박 후보의 과거사 논란은 당내 경선 때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난 7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5•16과 관련, "아버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하자 비박(비박근혜) 경선주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기 시작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인혁당 발언 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또 최근 야권 후보들의 부상으로 대선 '3자구도'가 본격화 되면서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은 계속 발목을 잡았다.

지난 19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권가도에 본격 뛰어들고 첫 주말이 지난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더욱 심화됐다. 양자구도 조사에서 박 후보가 안 후보는 물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도 뒤지는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또 다자구도에서도 안 후보가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 기존 박 후보의 지지율 중 상당수의 중도층 표심을 빼앗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로서는 지지층의 외연 확대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인 역사인식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코너에 몰려 있었다는 분석이다.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박 후보의 역사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점도 입장변화의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 의원 모임의 '좌장'격인 남경필 의원은 최근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사과’는 환영, 진정성 보여줘야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는 24일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진정성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힘든 역사에서 배우고 교훈삼아 미래를 향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도 같은 날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아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환영했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사과 회견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맞지만, 통합과 화합의 출발점이 되려면 이후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 후보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그릇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유신의 경우 긴급조치 위반 사건들에 대한 재심판결이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며 "5ㆍ16과 유신헌법 체제에 대한 법률적 종결을 국회에서 하는 등 더욱 구체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도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유신의 피해자들과 가족들에 사과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행간을 통해 보면 박 후보의 사과 표명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여전히 의심스러운 점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신 피해자 유족들과 인혁당 피해자 유족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했다.

‘막말파문’ 김재원 새누리당 대변인 사퇴
친박계 김재원 새누리당 대변인 내정자의 막말 파문이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 악재로 작용했다. 야당에선 사과 발표의 진정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에 발탁된 23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24일 오전으로 예정된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의미를 설명하던 중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복권을 위해서”라고 설명해 파문을 일으켰다.

만취 상태였던 김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자 만찬을 함께 하던 일부 기자들을 향해 "병신 같은 xx들" "너희들이 기자 맞느냐"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김 대변인은 24일 사의 표명에 앞서 "부끄럽고 반성하고 있다. 당시 이성을 잃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이날 오후 전격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김 대변인은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박 후보의 대변인을 지낸 최측근으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박 후보의 진정한 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역사관 논란과 최근의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몰린 박 후보가 오늘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결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논란을 잠재운 것으로 의심될 수도 있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사과’이후 지지율 변화있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과거사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51.7%로 박 후보(40.9%)를 10.8%포인트차로 앞섰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자신을 둘러싼 과거사 논란에 대해 전격 사과한 24일과 같았던 반면 안 후보는 하루새 0.8%포인트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박 후보(43.3%)는 문 후보(48.1%)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8%포인트차로 뒤졌다.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와 마찬가지로 박 후보의 지지율은 과거사 사과 발언 후에도 변동이 없었지만 문 후보의 지지율이 전일대비 0.2%포인트 빠져 오차범위 이내로 격차가 좁혀졌다.

다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36.0%로 1위를 지켰지만 전일대비 0.4%포인트 줄었다.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1.9%, 20.3%로 전일대비 0.1%포인트씩 줄었다.

리얼미터 정승호 조사분석실장은 "당초 박 후보의 사과 당일부터 지지율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직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다만 야권 후보들의 컨벤션효과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에서 보합세로 돌아선 것을 볼 때 일정부분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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