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길, 금태섭과 택시에서 통화했다!
보스톤코리아  2012-09-17, 11:31:34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불출마 협박 의혹을 받고 있는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은 12일 최근 진실공방이 되고 있는 택시승차 여부에 대해 시인했다. 이로써 안철수를 둘러싼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란 말까지 나올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택시 안에서 통화 시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측 금태섭 변호사에게 안 원장의 비리 등을 거론하며 불출마를 종용한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12일 당시 '불출마 종용' 통화가 애초 주장과 달리 자신의 승용차(트라제)가 아닌 영업용 택시 안에서 이뤄졌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장 전 공보위원은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전날 벌어진 교통사고와 생방송 펑크 등의 이유를 설명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 동안 상황과 사고의 여파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 있어 잠시 입원 중”이라고 밝힌 후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하는 택시를 탔는지 여부 및 이를 고의적으로 숨겼는지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은 글에서 "지난 6일 태섭이는 사건이 있은 후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한 후 긴급기자 회견을 했고, 기자회견 당시 저는 강변북로상에 있었다"며 "급하게 그 연락을 받고 여의도에 도착해 약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당시 상황을 기억해내고 정리해 기자회견장에 서야 했다"고 기자회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제가 지역 선거사무실을 오가면서 도합 2번에 걸쳐 택시를 이용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통화하신 분의 택시를 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만 태섭이와 전화통화하며 탄 택시가 지역사무실에 가던 택시였는지 혹은 돌아오는 택시였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위원과 금 변호사간 통화를 목격했다는 택시기사 이씨는 이날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친구간의 대화란 생각은 전혀 안 들었다”면서 그 근거로 “택시 운행 경로가 담긴 기록도 있는데, 승하차 여부가 다 나온다”며 “(정 전 위원이) 지난 4일 오전 7시40여분쯤 건대 입구역 근처에서 탑승해 7시52분에 광진경찰서 근처에서 내린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논란
정 전 위원은 전날인 11일 오후 3시50분께 서초구 반포동 예술의전당에서 고속터미널 방향으로 트라제 차량을 몰고 가다 도로 갓돌과 가로등을 잇달아 들이받고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냈다. 사고로 목과 왼쪽 어깨, 다리 등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정 위원은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전 위원은 이날 오후 4시50분께 종편채널 생방송 시사토크 프로그램인 '쾌도난마'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정 전 위원을 태웠다고 주장하는 택시기사 이씨(53)는 정 전 위원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전화통화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 전 위원은 '쾌도난마'에 나와 이 택시기사의 증언에 대해 해명하기로 했었다.
정 전 위원의 교통사고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일부 네티즌이 교통사고 발생 시간과 장소에 의문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협박은 없었다?
정 전 위원은 그러나 끝까지 당시 통화내용이 불출마를 종용, 협박한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제가 의도적으로 제 차량을 운전하면서 태섭이와 통화하였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면서 "만약 기자회견 당시 제가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려고 하였다면 혼자 있던 차안에서 통화했다고 말하는 것보다 택시 안에서 통화하였으며 기사분이 계신 상황에서 어떻게 협박을 할 수 있었냐고 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실제로 그와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여부, 협박 여부 내지 불출마종용 여부가 핵심적인 쟁점이었고, 전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그런 사실이 있으므로 인정하였으나, 이를 두고 협박 내지는 불출마 종용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었으므로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의혹 제기
하지만 정 전 위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출마 종용과 같은 정치적 협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는 물론, 필요한 다른 조치도 취하겠다며 강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안철수 원장 대선 불출마 협박 발언이 단순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볼 수 없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 내부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그동안 친구간 (사적) 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반격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정 전 위원이 택시를 탔는지 안탔는지는 간단하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정 전 위원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금 변호사와의 전화통화가 ‘친구 사이의 사적 대화’라는 정 전 위원 주장 전반의 신빙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더는 정 전 위원의 믿기 어려운 주장을 비호할 일이 아니다. 이제는 정 전 위원의 무책임한 행동이 나오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당은 얼마나 개입됐는지 등 사건 진상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여론의 향방
양측의 폭로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선 구도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전 초반부터 안 원장과 박 후보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역공으로 안 원장이 이득을 봤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1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은 야권 단일 후보 양자 대결에서 34.5%를 기록해 44.2%를 얻은 문 후보에게 무려 9.7% 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10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39.5%로 37.1%에 머문 안 원장을 처음으로 앞섰다.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대선 출마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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