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과 갑오경장 19-1 : 고종의 아관파천 |
보스톤코리아 2012-09-03, 12:35:21 |
고종황제는 명성황후가 일본인 낭인배에게 참살당한 후 세자와 함께 경복궁의 흥복전에 유폐되다시피 하여 미국 선교사 부인들이 지어다 주는 식사를 드시면서 참담한 나날을 보내셨다.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암살당할는지 모르는 험악한 상황에서 시중드는 내시도 궁녀도 믿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 정부가 고종황제를 제거하고 대신 대원군의 손자 이준용을 조선왕으로 세우려는 음모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갑오경장은 청나라의 예속으로 부터 벗어나 완전 자주 독립을 실현하려는 것이 참 목적이었다. 문명개화를 위한 유신 과업은 그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갑오경장은 일본의 메이지(明治)유신을 모방한 혁신 운동이었다. 일본이 근대문명국가를 지향하는, 소위 왕정복고(王政復古)와 메이지유신은 도쿠가와(德川)막부 타도의 내전이었다. 일본의 도쿠가와막부가 1854년 미일수호조약을 체결한 후로 이에 반대하는 소위 존왕양이파(尊王攘夷)가 왕정복고의 기치를 들고 막부타도의 관군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안세이대옥(安政大獄, 1858), 사쿠라다문밖의변(櫻田門外之變, 1860), 금문의변(禁門地變, 1864), 도바. 후시미전(鳥羽,伏見戰, 1868), 보신전쟁(戊辰戰爭, 1868-1869),우에노전(上野戰, 1868), 사가의란(佐賀之戰, 1874), 서남의역(西南之役, 1877) 등 등 왕정복고와 문명개화를 위한 유신과업은 실로 살인과 숙청, 그리고 내란의 연속이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에도막부(江戶幕府)시대의 마지막 왕인 고메이(孝明)천황이 독살되었다. 고메이 천황의 우대신(右大臣)인 이와쿠라도모미(岩倉具視)는 정치와 군사면에 있어서 도쿠가와막부에 의존하여 막부타도에 방해가 되는 고메이 천황을 자기 누이를 시켜 독살하였다. 이와쿠라 우대신의 자매인 호리가와 모도고(堀川紀子)는 고메이 천황의 측실(妾)이었다. 그녀에게는 고메이 천황 사이에서 낳은 딸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와쿠라는 고메이 천황 독살 후, 고메이 천황의 제2 후궁의 아들인 (당년 15세) 메이지(明治) 를 천황으로 세웠다. (幕末維新, P202-203 참조). 1860 년대의 일본의 근대화를 위한 신정부의 유신은 사실 그대로 혁명과업이었다. 부도덕하고 잔인한 일본의 이토정부가 조선의 독립과 문명개화를 돕는다는 구실로 고종황제를 암살하려는 음모가 언제 또 자행될지도 모른 상황이었다. 국권을 보전하고 국왕폐하와 세자의 안전을 위하여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고종황제의 신임이 두터웠던 이범진, 이완용, 안경수, 이재순 등이 고종황제의 구출작전을 실행하였다. 1895년 10월 12일(음력)에 소수의 병력을 이끌고 경복궁에 진입하려다가 궁성을 지키는 친위대와 일본군의 반격으로 성사치 못하고 오히려 쫓기어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역사는 이를 ‘춘생문사건’이라고 한다. 고종황제를 구출하여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모시려던 제1차 구출작전은 실패하고 말았다. 일본군의 경계가 심하여 구출작전이 용이치 않았다. 그런데 때마침 김홍집 내각이 단발령을 내리자 민심이 이반되고 일본에 대한 반항심이 높아졌다. 이를 이용하여 이범진, 이완용, 이윤용 등은 측근의 궁녀와 비밀리에 짜고, 1896년 2월 11일(양력) 새벽에 고종황제와 세자전하를 경복궁의 영추문을 통하여 고이 모셔냈다. 고종황제와 세자전하께서는 변복하고 궁녀가 타는 가마에 숨어 러시아의 공사관으로 피신을 하셨다. 역사는 이를 ‘아관파천“이라고 한다. 고종황제의 아관파천은 주한 러시아 공사 웨벨 씨의 주선으로 성사된 것이다. 웨벨 공사는 구출작전에 앞서 인천에 내항하여 정박 중인 러시아 함대로 부터 수병(水兵) 200 여명을 서울로 불러 올려 일본군의 공격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다음에 구출작전에 옮겼던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 공사관을 철통같이 경비하여 안전하게 하였다. 완전독립으로 문명개화하여 현대국가로 발전하려던 갑오경장은 보수, 진보 그 어느 편에서 국왕을 모시는가 하는 정권 쟁탈전으로 확대되었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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