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행 / 후 / 기 : 감동의 21.4 Miles, The Bonds 일박 산행
보스톤코리아  2012-08-27, 14:56:34 
어젯 밤에 잠을 설쳤습니다. 그것은 오늘이 두 번째로 4,000feet 이상의 48개의 봉우리 가운데 마지막을 밟는 날이기 때문이 아니라, 3년 전에 일행 4명과 함께 Traverse하면서 깊고 깊은 White Mountain National Forest의 맛을 실감하게 했던 추억과 감동이 계속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시간에 쫓기는 전투산행이 아니라 느릿느릿 산행과 그 품에 안겨 일박한다는 설렘도 한 몫한 것입니다. Gutyot(4,580ft.) - West Bond (4,540ft.) - Bond(4,698ft) - Bondcliff(4,266ft.)를 잇는 Bondcliff Trail의 2.5miles은 아름다움으로 치면 길 자체는 물론 그곳에서 조망할 수 있는 절경으로 인해 보석 중에 보석, 여왕, 혹은 크라운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48 Four Thousand Footers를 두번째 해내는 것에 의미를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마지막을 이곳에서 장식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남겨놓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오전 10시 50분 동료 한 분과 함께 Zealand Road 들머리를 떠났습니다.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개울을 따라 생긴 피톤치드의 향내로 가득하고 곱고 고운 오솔 길을 한 시간 정도 걸으니 Zealand Falls Hut이 나왔습니다. 그곳은 Fall에서 떨어지는 물로 인해 발생하는 음이온 공기에 가득하고 왼편으로는 가까이 Mt. Tom과 오른쪽으로는 멀리 Mt. Carrigain을 조망할 수 있는 명당자리였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잠깐 숨을 돌린 후, 4.2miles의 Twin way에 접어들었습니다. 37파운드의 짐을 등에 지고, 능선에 붙기 위하여 오르막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선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능선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오르막 내리막 평지는 계속 되었고 우리는 쉴 사이 없이 걸었습니다. Zealand Mtn.도 나무로만 무성하여 아무런 조망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루하다고 느끼는 이 길을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 가면 그 곳에서 창조주 그 분께서 직접 연출하시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질 것을 상상하며 잘 참아냈습니다. 마침내 오후 3시 30분, 사방이 완전 탁 트인 Mt. Guyot 정상에 닿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온데간데없고, 그 분이 걸으시는 그 분의 정원만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아! 꿈인가, 생시인가?
동서남북 사방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파란 하늘과 뭉게뭉게 펴오른 구름, 이들을 배경으로 넘실넘실 파도치고 있는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산들, 황홀하도록 절경을 비추어 주는 햇볕, Alpine Plants와 Flowers, 바위와 돌, 흙, 그리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곳을 걷는 사람들,
이러한 것 말고도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하나가 되어 춤을 추고 있지 않는가?
아! 하늘과 땅이 하나 되는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의 행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Guyot Campground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머물 천막을 치고, 석식까지 마치니 오후 6시가 되었습니다. 가까운 West Bond나 다녀오려고 막 나서는데 그곳 산지기께서 West Bond에서의 Sunset 광경은 “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라는 말과 함께 오늘 Sunset 시간은 8시 15분이라 일러 주었습니다. 재빨리 시간과 거리를 계산해 보니, Bondcliff까지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Headlight와 물 한 병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넉넉하게 그리고 Luxury하게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Mt. Bond에 올랐습니다.
사방의 광야와 첩첩 산들이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자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었습니다.
Bondcliff 정상에 이르는 1.2miles의 길이 보석으로 깔려 있는 듯 광채를 발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Bondcliff 정상에 닿았습니다. 이젠 시간까지도 멈춘 듯 했습니다.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해가 걸리려 하는 Lafayette과 Franconia Ridge의 Lincoln, Liberty, Flume,남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Hancock, Carrigain, Willy, Field,
마침내 북쪽을 향했을 때, 우리는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Mt. Washington과 Presidential Range!
한참동안 동화나 만화의 세계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우리 앞에 펼쳐진 광야와 산들의 파노라마를 실감하며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시간,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6시경에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잠이 깨인 우리는 곧 몸을 추스르고 West Bond를 향하였습니다. 우리가 자는 동안 일몰했던 햇님은 밤을 지새우고 반대쪽인 동쪽으로 건너와 일출하여 환하게 광야와 산들 그리고 우리를 비추어 주며 새날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 힘으로 모든 만물이 부활하는 것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었습니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다시 Mt. Guyot에 섰습니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야 했던 우리의 마음은 너무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자, 예정된 11시가 되었으니, 생명과 평화의 향내 나는 기운이 가득한 이곳에서 숨을 깊이 들어 마셔보세! 마지막으로.

김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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