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장명술 기자 = 자금이 필요한 한인 업소들을 대상으로 돈을 대출해 주겠다며 돈을 받아 잠적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가칭<희망 컨설팅>이라는 유령 회사를 만들고 자신을 존이라 칭하는 사기범은 최근 들어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급전이 필요한 업자들을 교묘하게 이용해 현재 약 1만 4천불 가량을 챙겨 잠적했다. 약 50대의 한인 남자로 약간 배가 나왔고 170 정도의 키로 오른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필라델피아에서 왔다는 이 사기 대출업자는 신문광고를 통해 문의해 오는 한인업자들을 찾아 다니며 상대했고 뚜렷한 사무실이나 회사 위치를 밝히지 않았다. 대출은 유대인들이 운영하는 제 2금융권을 언급하기도 했고 일반 시중 은행을 통한 대출도 가능하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탑 앤 샵 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오 씨는 신문에서 대출광고를 보고 전화해 존이라고 밝히는 50대 남자를 근처 던킨 도넛에서 만났다. 대출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이 사기범은 한국에서만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며 사업체 세금번호, 은행 통지서 등과 수수료 5%와 첫 달 페이먼트 분의 사인 없는 체크 2장을 요구했다.

의심이 들었지만 오씨 부부는 이 사기범에게 체크를 건넸다. 한달 후 은행에서 갑자기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 마이너스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은행을 찾은 이들은 이 체크가 보스톤 근교 한인 네일가게에서 결제된 사실을 알고 프로비던스 경찰에 알렸다.

보스톤 근교에서 네일 가게를 운영하는 김 씨는 역시 전화로 이 사기범 존에게 대출을 문의했다. 가게 근처 던킨에서 만난 그는 사업체 세금번호, 주소 등을 요구했다. 이후 범인은 크레딧이 700이 넘어야 대출이 쉬워진다며 크레딧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와 개인 대출로 총 5만불의 대출을 원했던 김 씨를 다시 찾은 사기범은 유대인 은행으로부터 3년 상환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준다며 은행 통지서, 비즈니스 및 개인 체크 각각 2장, 그리고 디파짓 용지 2장을 달라고 요구했다. 돈을 넣고 빼는 방법으로 크레딧을 높여야 한다는 게 사기범의 주장이었다. 뉴욕에서 친구가 이런 브로커를 통해 대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 씨는 크게 의심치 않았다.

다음날 사기범은 전화해 “믿고 돈을 넣었으니 내일 아침 현금으로 다시 돌려달라”고 하며 “크레딧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오늘 저녁에 온라인으로 어카운트 체크를 하면 안된다”고 했다. 궁금증을 참은 김 씨는 다음날 아침 돈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1만 1천불을 찾아서 범인에게 건넸다. 그러나 곧 자신의 통장에 4인으로부터 들어왔던 체크가 모두 지불 정지가 된 것을 알았고 은행과 경찰에 신고했다. 동시에 자신의 체크도 보스톤 북쪽 모 세탁소에서 현금화 된 것을 알았다.

보스톤 북쪽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차 씨도 범인에게 전화해 대출을 문의했다 범인의 동일한 수법에 당해 현금 3천불의 피해를 입었다. 보스톤 서쪽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한 한인도 범인에게 체크 2장을 넘겼으나 다행히 금전적 피해는 없었다. 현재 관련된 피해자는 4명, 실질적 피해자는 2명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도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범인은 이번 사건에서 총 4명의 한인들로부터 체크를 받아 2명에게 나눠 입금하고 이를 현금화 해 잠적한 것. 범인은 뉴욕 등지에서 한인 브로커들이 대출해주는 관행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은행들이 관행적으로 체크를 현금화 시키고 추후에 추심한다는 것에도 익숙한 사람으로 추정된다.

현재 매사추세츠 주 2개 타운의 경찰서가 본격적으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한인 업소 주인들이 대출자의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범인에게 정보를 내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탐 토리시 형사는 “돈을 쉽게 대출해 주겠다는 사람이 회사도, 정확한 신분도 밝히지 않는 경우 절대 이들을 믿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범인의 신문광고를 게재한 보스톤코리아는 “광고주들에 대한 신분확인을 더욱 철저히 해서 이런 피해자들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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