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보스톤코리아  2006-06-04, 16:40:22 
강성유(전 노인회장)

보스톤 한미노인회 제 4대 회장 강성유 올시다.
노인회 총회에서 민유선 신임회장단을 선출한 후 가정사정으로 타 주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아직도 노인회장 선출에 관한 시비가 꺼지지 않고 있어 유감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노인회일로 지역사회에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것은 전임회장으로서 총회를 이끈 저의 부덕의 소치로 여겨져 여러분들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 동안 말을 삼가고 있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고 있을 수 만은 없어서 삼가 저의 입장을 밝히려고 합니다.
저의 임기 2년동안 제반사정으로 노인회장 임무를 활달하게 수행했다 할 수 는 없으나 그렇다고 실수나 큰 잘못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강경심 남성 부회장, 민 유선 여성 부회장, 김희권 회계이사님께서 저를 잘 보필해 주셨고, 노인대학의 박경민 학장님과 이의인, 김성인 두 부학장님을 위시하여 강경신 부회장이 노인대학의 교무직을 김희권 이사가 서무직을 민유선 부회장이 홍보담당을 잘해 주셔서 노인대학이 더욱 활성화 되는 임기를 지냈습니다. 말 그대로 노인회는 노인들의 복지를 위한 친목봉사 모임입니다. 회칙이 있다하나, 노인회 설립 이후부터 역대 회장님들 (안준모 백린 주봉갑)께서도 무리하거나 힘겹게 하기보다는 우리의 현실 사정에 맞게 융통성을 갖고 운영해 오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말썽이 된 회장 선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전례대로 진행해서 9: 7로 민유선씨가 이사회에서 회장당선 예정자가 되었지요.
그런데 이사회에서 회장후보로 출마하고 소견 발표 후에 무기명투표하고 결과에 승복했던 패자 강경신씨가 총회에서 이견 (異見)을 제출하는 바람에 일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런 행동의 저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이사회 결정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37:37이란 결과가 나왔지요. 사실 그 투표는 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이사회에서 이미 투표를 했다는 것은 총회에서는 전례대로 인준만을 받는 다른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총회에서 투표를 하려면 애초에 이사회에서는 투표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총회에서 하는 이런 투표는 이사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므로 오히려 투표에 참여했던 이사님들이 이의를 제기했어야 마땅합니다. (신영각, 고광숙 이사님등이 반대의사를 표시한 걸로 압니다.) 그러나 회장에 출마했던 강경신씨 외 몇 명의 발언이 총회분위기를 과열시키게 되면서 상황이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노인회 회장이면서 이사회의 의장입니다. 이사회의 결정이 무시되어서는 안되게 할 책임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통용되는 (보스톤 코리안 2월3일 기사참조) 상식 선에서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의장의 권한으로 이사회의 결정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민유선씨가 5대 회장으로 선출된 것 입니다. 한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이사회 투표 시에도 저는 의장의 권한으로 "만일 동점이 나왔을 때는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아무 저항 없이 수용이 되었지요. 그런데 유독 총회에서의 권한에 사후 시비를 만드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우리는 잘못된 이기심을 자제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의장의 권한시행이 내게 유리하면 수용하고, 내게 불리하면 거부하며 문제제기를 하는 이기적 태도는 버리자는 겁니다.
애초에 민유선씨가 회장출마를 밝혔을 때 여성, 연령, 경험도 우리세대가 갖고 있는 보수적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저 역시 썩 마음내키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냉정히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민유선씨는 노인회 부회장이면서 노인대학의 홍보(보좌)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밤 운전이 서툴다. 길을 모른다. 다른 할 일이 있다 등등 이유가 많은 사람에 비해 노인회 일이라면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하던 일을 접어놓고 달려오는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 병들고 외로운 노인들을 알게 모르게 위로해 주는 부드러운 맘씨 옳은 것을 따라 바르게 서려고 하는 노력 등 회장이 되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습니다.
제가 이 지역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홀로 회장선출 시비에 시달리면서도 계획대로 회장단을 이끌고 묵묵히 봉사를 하고 있는 신임회장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제 6월이 되면 "가정의 달" 행사도 멋있게 한다지요? 이렇게 노인회는 잘 되어가고 있는데 난데없이 노인회 정상추진위원회는 무엇입니까?
한 번도 실행하지 않은 회칙이냐, 전례냐를 놓고 옳고 그름을 가리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의논합시다.
잘못된 과거에 줄을 매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는데 지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노인세대는 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정리해야 할 때입니다. 목표도 불분명하고 명분 없는 일을 만들기보다는 이사회에 오셔서 윤희경씨의 표현대로 "머리를 맞대고, 남은 여생을 평화롭고 보람 있게 보낼 궁리를 해봅시다." 노인회 회장 선출을 놓고 2005년 12월 17일까지 몇 달째 입니다. 이렇게 비생산적인 소모적 다툼을 하고 있는 우리노인들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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