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수석 졸업 진권용 씨 밀착 인터뷰
보스톤코리아  2012-06-01, 23:53:46 
유학생으로 하버드 학부 전체 수석 및 경영학과 수석 졸업의 영광을 차지한 진권용 씨
유학생으로 하버드 학부 전체 수석 및 경영학과 수석 졸업의 영광을 차지한 진권용 씨
자신감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지난 24일 하버드 졸업식 이후 연일 “조기 유학생 최초로 하버드 수석 졸업”이라는 내용으로 한국의 언론들을 뜨겁게 달군 장본인 진권용 씨.

그는 하버드 학부 전체수석 졸업자에게 수여되는 Sophia Freund Prize와 경제학과 수석에게 수여되는 John H. Williams Prize 를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그 역시 하버드 재학 시절에는 다양한 분야의 뛰어난 학생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었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곧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 극복해 냈고, 학점뿐만이 아닌, 논문 및 (경우에 따라)전공시험 점수까지 고려해 결정되는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오는 9월 학기부터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 금융과 국제통상 분야의 국가간 소송에서 한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변호사의 길로 갈 계획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를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진권용 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환상을 갖고 하버드를 둘러 볼 당시에는 12년 뒤 자신이 하버드를 졸업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꿈을 갖고 차츰 나아가다 보니,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꿈을 갖고 노력하며 나아가면 세계에서 존경 받는 한국인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졸업식 후 한국으로 돌아가 있는 진권용 씨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하버드 학부 전체 수석 및 경제학과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은 소감은 어떤가?
기대하지 못했던 영광을 안게 되어 처음에는 실감이 안났다. 지금은 기쁨보다는 유학생활 동안 많이 도와주신 주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앞선다.

하버드 재학시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그리고 어떻게 극복해 냈나?
주변 뛰어난 학생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하버드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학생부터,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나 프로 전향을 준비하고 있는 운동선수까지, 많은 분야의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 보니, 본인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 쉽다.

하지만 내 주변에 각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내 장점은 그들과 다를 뿐,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이로써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버드에서 4.0 만점을 받은 데는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대학에 들어오고 학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수업에 충실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협동해야 한다는 점을 실감했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수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수업에 가지 않고, 혼자 공부하며 따라잡을 수 있지만, 이는 효율적인 시간관리 방법이 아니다.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공부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며, 또한 수업을 마치고 바로 교수님께 질문을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하면 복습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많은 학습 분량을 소화하려면 절대로 혼자 공부해서는 안 된다. 주변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 분량을 나눌 수 있게 되어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하버드로부터 받은 것 중 학술적인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적극성이다.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되, 그 기회를 떠먹여 주지는 않는다. 대신, 학생들 스스로 학교가 제공하는 기회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런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학교가 제공하는 기회를 찾아 활용한 경험은 앞으로도 큰 자산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마크 저커버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새로운 개념의 웹사이트를 만든 창의성,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한 적극성,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하버드 중퇴까지 마다하지 않은 모험심까지, 하버드가 길러내고자 하는 이상적 인재상이라고 본다.

부모님의 어린시절 교육 방식 중 가장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어떤 건가?
부모님께서 제 강한 호기심을 억제하시기 보다는 장려하신 점이 고등학교와 대학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릴 때 라디오가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려고 라디오를 분해하다 몇 대씩 망가뜨려도 부모님께서는 야단치시기 보다는 내 지적 호기심을 장려하셨다. 이 지적 호기심이 지금까지 이어져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하버드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는지? 어떤 준비들을 했고 진학 당시 도움을 받은 선생님이나 멘토 혹은 학원 등은 있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 생활에 충실하면, 어떤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공부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대신, 학교 선생님들께서 방과 후에도 따로 만나서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셔서 취약 과목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대학 원서를 준비할 때도 원서 에세이 교정에 학교 college counselor 및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 미국에서 유학을 시작했던 당시 필립스 앤도버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 중 학습에 관한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첫학기 때 제일 어려웠던 점은 영어와 역사 과목의 에세이 쓰는 방식이었다. 캐나다에서 유학 생활 후 미국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는 했지만, 아직 미국식 에세이 쓰는 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내 주장보다는 사실 나열에 더 치중한 나머지 영어와 역사 과목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첫학기 이런 어려움을 겪고 나서, 영어와 역사 과목의 모든 에세이는 최소한 몇 일전 미리 써서, 선생님들께 첨삭을 받았다. 에세이 첨삭 과정을 몇 번 거치고서야 사실 분석을 바탕으로 내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을 부탁한다.
유학생활은 본인의 적극성에 달려있다. 아무리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한국과 미국의 문화장벽에 지레 겁 먹고 소극적으로 현지 학생들을 대하면 그 문화장벽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현지 학생들을 대하면 학교를 즐기며 유학생활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성적이 궁금하다.
필립스 앤도버는 일반적인 4.0 시스템이 아닌 6.0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첫 2년 (9-10학년)은 6.0 만점에 평균 5.5 정도였고, 11-12학년은 6.0 만점에 5.9 정도였다. 첫 2년은 영어와 역사과목에서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차츰 적응해가면서 성적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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