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과 갑오경장 17-1 |
보스톤코리아 2012-05-28, 14:23:20 |
먼저 명성황후의 호칭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명성황후는 국장으로 모시기 전에 드린 시호이다. 그런데 국사대사전에는 “민비”로, 한국인명대사전에는 “명성황후”로 기록되어 있다. 여러 역사서에서는 “민비”로 호칭되고 있으나 , 필자는 시호인 “명성황후”로 통일 존칭키로 한다.
명성황후께서는 갑오개혁이 시작되면서 정적인 대원군이 군국기무처 의장을 맡아 대권을 행사하고 동시에 왕실의 일을 다스리는 데 큰 불만이 있었던 것이다. 명성황후께서는 정치개혁을 한사코 반대하신 것은 아니다. 대원군을 주축으로 하는 반대 세력과 개화를 주장하는 친일세력에 대항하며, 국왕의 권위를 수호하고 나아가 왕실의 안전을 지키려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오도리 일본공사가 본국으로 소환되어 돌아가고, 대신 일본 정계의 거물인 이노우에가 공사로 부임해 왔다. 이노우에 공사는 조선의 왕실과는 별로 마찰이 없었던 것 같다. 이노우에 공사가 소환되어 돌아갈 무렵, 경복궁을 예방하고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에게 귀국인사를 올렸다. 이 때 황후께서 말씀하시기를 일본은 왜 우리의 요구는 다 거부하면서 일본에 대하여 호의를 갖지 않은 대원군이 일본공사의 도움을 받아 대권을 행사토록 한 이유가 무엇이었냐고 강하게 불만을 털어 놓으셨다. 이노우에 공사는 황송하여 진언하기를, “ 조선이 독립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왕실을 강화하여 안전을 기하는 것이 일본 천황과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라고 정성껏 설명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노우에 전집 참조). 그런데 왕실의 사정을 잘 이해해 주고 그래도 말이 어느 정도 통하던 이노우에 공사가 1895년 5월 일본으로 돌아가고, 3개월 후인 9월에 미우라고로(三浦梧樓)라는 일본군 중장이 특명전권 공사로 서울에 부임해 왔다. 그는 외교관 출신이 아니고 일본 육군대학 총장을 지낸 강직한 군인이었다. 어쨌든 미우라는 특명전권공사라는 직명 그대로 중대한 사명을 띄우고 조선에 온 것이 분명하였다. 그는 부임 후로 조선의 왕실과는 접촉도 없었고 두문불출하면서 무서운 음모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성황후의 시살 음모는 미우라 공사, 스끼무라(衫村)서기관 그리고 오까모도(岡本) 조선군 고문관 세 사람에 의하여 계획되었다. 그런데 타국의 왕비를 살해하는 일은 일개의 공사가 자의로 행할 수 없는 국제적인 반란이다. 일본의 이또정부가 일본의 대 조선정책을 방해하는 명성황후를 아주 없애 버리려고, 군인인 미우라 중장을 외교관으로 보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명성황후를 제거하는 데는 황후의 정적인 대원군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대원군을 움직이는 데는 오까모도와 조의연, 이주희, 유길준 등이 나섰던 것이다. 그들은 1895년 10월 7일 야밤에 공덕리의 대원군의 별장에 찾아가 아래와 같은 약정서를 제시하면서 민비 제거에 동의할 것을 제의했다. 1. 태공은 국왕을 보좌하고 오로지 궁중 사무 처리에만 전임할 것. 2. 김홍집, 어윤중, 김윤식 3인을 위주로 하여… 국왕의 재가를 얻어 정치를 개혁토록 할 것. 3. 이재면을 궁내부대신으로, 김종한을 동 협판으로 복직시킬 것. 4. 이준용(대원군의 손자)를 3년간 일본에 유학 보낼 것. 대원군은 오까모도 일행의 제의를 쾌히 받아드리고 동행할 것을 승낙했다. 오까모도와 조의연 등은 즉시 결행에 옮겨 야밤에 대원군을 왕자 전용의 가마에 모시고 일본 낭인배들과 함께 마포를 지나 서대문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죽첨정 소재의 일본공사관에 이르러서는, 미우라 일본공사가 선도하는 2개 대대의 일본군의 호의를 받으며 경복궁으로 달려갔다. 이때 미우라 공사는 암살단에게 지시하기를 “20 년간 조선을 혼란케 한 악폐를 근절할 수있는 가는 이번 계획의 성공여부에 달렸다”고 호언하면서 낭인배들로 하여금 책임완수에 차질이 없도록 명하였다. (순종황제실기: 명성황후의 대변 (明成皇后 大變 64265 참조)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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