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달린 중 가장 힘들었다”
보스톤코리아  2012-04-23, 14:19:59 
가혹적인 더위로 많은 선수들이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힘들어 하거나 쓰러지기도 했다.
가혹적인 더위로 많은 선수들이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힘들어 하거나 쓰러지기도 했다.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현천 기자 =“5마일 지점부터 힘들었습니다. 이후 완전히 페이스를 잃고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보스톤의 4월이라 하기에는 이상기온.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더구나 아스팔트를 달구고 올라오는 체감온도는 보스톤마라톤 참가자들에게는 가혹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권자들이 속속 생겨나는 중에도 한국에서 온 참가자들 140여명은 은근과 끈기를 발휘, 대부분 완주했다.

지난 16일 저녁 대회 폐막 후 니댐의 쉐라톤 호텔 만찬장에 모인 이들은 “지금껏 달린 중 가장 힘들었다. 잊을 수 없는 대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느끼며 자랑스러워 했고, 보스톤 시민들의 환대에 감격해 했으며, 마라톤 대회를 축제처럼 즐기는 이들의 문화에 부러움을 표했다.

마라톤은 끝났으나 완주의 흥분이 좀체 가라앉지 않는 저녁 시간, 앞뒤로 태극기를 달고 달렸다는 홍경호 씨는 “사람들이 코리아를 외치는 소리에 힘을 얻어 달렸다”며 “완주 후에는 응원자들과 하이 파이브를 수없이 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또한 오가는 동료들에게도 “대단하다. 수고 많았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참가자 중 1등 완주 전상도 씨
한편 이날 한국 참가자로서는 가장 먼저 완주한 전상도 씨는 의외로 “여유 있는 경기를 즐겼다”고 말했다. 하루 전 코스 답사를 마쳤고, 나름대로 전략을 짰다는 것. 강원도 인제 전 육상회장을 맡았던 전 씨는 “날씨가 덥다는 소리를 듣고 속도를 천천히 조절했다. 언덕이 많았지만, 설악산 밑에 사는 이유로 언덕에는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주 기록 시간은 평소 시간보다 20분 늦은 3시간 21분.

강원도 육상동호회 회원 10명과 함께 2년 동안 경비를 모아 왔다는 전 씨는 “보통 대회를 앞두고는 3개월전부터 일주일에 5일씩 연습한다. 한계령을 넘는 날도 있다”고 밝혔다.

결혼 30주년 기념일 맞은 부부, 주례도 나란히 완주.
부부가 나란히 완주한 장근만, 이선옥 부부는 마라톤 전날이 결혼 30주년 기념일이었다. 더구나 이들의 주례를 봤던 차종진 씨도 나란히 참석한 노장의 마라토너.
장 씨는 “소중한 추억을 안고 간다”고 전했으며 차 씨는 “보스톤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가슴 깊이 남는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힘들었던 사람들
한편, 마라톤을 한 지 10년 됐다는 김순옥 씨는 5킬로미터 지점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고투의 시간을 보냈다. “피가 줄줄 나는 바람에 휴지를 얻어 피를 닦고, 걷다 뛰다하며 들어 왔다”는 김 씨. 날은 덥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체력이 딸리는 데다 부상까지 겹치는 통에 “최고로 힘든 마라톤이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경기도 도지사의 격려금까지 받아 왔다는 차기록 씨는 발목 부상 때문에 근육강화 주사를 맞고 왔건만 통증이 도졌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뛰던 중 응원객이 건네준 빵을 먹고는 화장실이 급해 난감했던 상황을 전했다. 볼일을 보는 바람에 완주하기까지 4시간을 초과했지만, 그래도 뿌듯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참가자들, 서로를 존경
남쪽 끝 제주도에서부터 북동 쪽 강원도 인제까지, 사는 곳이 다양한 이들. 혼자 온 경우에서부터 부부 동반한 경우, 팀을 이뤄 온 경우 등 참가 형태도 여러 모습이었던 이들은 스스로를 대견해하는 한편, 완주한 서로에게 존경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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