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플리에서 키스를 ... |
보스톤코리아 2012-04-23, 12:34:10 |
지난 16일에 열린 2012년 제 116회 보스톤 마라톤은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열려, 많은 선수들이 힘든 레이스를 펼쳤다. 공인 세계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보스톤 마라톤은 내리막길이 많아 기록의 산실로 불려왔는데, 실제로 대회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세계 최초로 2시간대 벽이 깨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낼 정도였다. 하지만 숨이 막힐 듯한 무더위 때문에 신기록은 커녕, 보스턴 마라톤 사상 역대 두 번째로 우승자 기록(웨슬리 코리르, 2시간 12분 40초)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우리를 전율케 하기 충분했다. 보스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달리는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든다. 왜일까? 아마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 자신의 한계를 깨고 도전하는 용기가 느껴져서일 것이다. 그 일이 직업이든 취미이든 이왕 하는 것,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사진을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얘기하는 것이 이처럼 멀리 보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사진이론과 카메라 기능에 대한 이해만으론 부족하다. 여태까지 찍었던 소재, 주제, 테마, 테크닉, 후보정 방법들은 어쩌면 이제 시작에 불과할 지 모른다. 도전해봐야 할, 그리고 찾아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넘쳐나는 것이 사진이다. 일로서든 취미로든 사진의 진짜 매력은, 오래도록 하면서 끝없이 도전해볼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라톤이 그러하듯이, 사진은 길고 긴 자기완성을 향한 여정이다. ‘어떤걸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찍고, 어떻게 보여 주면 좋을까?’라는 답을 평생에 걸쳐 찾는, 끝없는 자문자답의 과정이다. 사람들은 흔히 비싼 카메라 사자마자 왜 좋은 사진 안 나오나, 왜 내 사진은 쨍하지 못한가, 당장 화보 같은 멋진 후보정하고 싶은데 포토샵은 왜 이렇게 어렵고 공부하는데 오래 걸리는지 고민하다가 포기 하곤 한다. 만약 카메라 사자마자 바로 작품이 찍혀 나오고, 어제 카메라를 샀는데 오늘 쨍하게 찍을 수 있고, 그냥 마우스로 클릭 한번 했더니 저절로 ‘짜잔’ 하고 멋지게 후보정 되어 나온다면, 그거 어디 재미 요만큼이라도 있을까? 취미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평소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삶에 활력을 넣어주는 행복추구를 위한 비생산적 개인 여가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계절마다 카메라를 바꾸고 여러 주변 장비를 구입하면서 얻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사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재미는 너무나 많다. 사진이라는 이미지가 지니는 예술적 가치를 알아가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사진작가들에 대해 알아가고 배워가는 즐거움, 다양한 촬영 방법을 체득하는 재미, 각 장비의 특성을 알아나가는 재미, 수많은 보정방법을 하나씩 공부해가는 재미 등등..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 이런 것 하나 하나 알아나가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사진 찍으며 왁자지껄하는 재미, 사진 찍으며 가족들이 웃고 노는 기쁨, 찰칵 하는 셔터음을 맛보는 즐거움, 해지는 노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는 것 또한 우리를 흥분하게 한다. 카메라를 사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즐거움을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몇 일 하다가 ‘아… 카메라 괜히 샀어’라는 사람들은 이제 출발선에 선 마라톤 주자처럼 지구력을 갖고 도전해 보자. 힘이 드는 과정이 있겠지만, 보스톤 마라톤 카플리 결승선에서의 연인들 키스마냥 한없이 기쁜 날이 올 것이라 믿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견목록 [의견수 : 1] |
Boston | |
양성대선생님 말씀대로 쌩뚱 맞은듯한 마라톤 이야기.. 웃음지으며 읽었습니다.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으셨을것 같은데 그 날의 분위기가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느껴집니다. 언제든 사진촬영 후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적당한 사진을 골라내는 작업이 너무도 어렵던데 역시 선생님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카플리에서 키스를.. 칼럼 제목도 최고~ 사진도 최곱니다. ^^ | |
IP : 108.xxx.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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