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보스톤코리아  2012-04-04, 22:15:14 
무고하게 희생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우)과 그를 살해한 자경단 조지 짐머만(좌)
무고하게 희생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우)과 그를 살해한 자경단 조지 짐머만(좌)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가영 기자 = 지난 2월 26일, 자경단에 의해 희생된 트레이본 마틴을 둘러싼 흑인 인권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록스베리에서도 지난 금요일 이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이 주로 다니고 있는 록스베리 뉴 미션 고등학교의 졸업반 사라 세파드의 말이다. 2학년인 제러드 브라운는 ‘마틴은 우리와 다를 게 없는 흑인 고등학생이었다. 우리 중 누구라도 같은 일을 당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록스베리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자말 크로포드 역시 “사회적 환경이 우리 커뮤니티의 가난과 범죄를 영구화 시키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내지 않은 상황을 두고 누명을 쓰는 데 지쳤다.”라며 호소했다.

이에 지난 30일 보스톤의 시의원 티토 잭슨과 펠릭스 아로요는 매사추세츠주가 ‘Stand your ground’법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에 서주기를 요청하고 나섰다. “우리는 매사추세츠주가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가 좋은 법이 아니라는 내용의 강한 성명서를 발표해주길 원하고 있다.” 아로요의 말이다.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는 미국 형법상의 원칙인 ‘Castle Doctrine’을 기초로 한 법이다. 모든 사람에겐 자신만의 성(Castle), 즉 보호구역이 있고 그곳에 침입해 위협하는 자에게는 무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침입자에 대한 정당방위로 침입자가 설사 사망한다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매사추세츠 역시 ‘캐슬 독트린’을 적용하곤 있지만, 길거리와 같이 열린 공간에서의 자기 방위일 경우 최대한 그 상황에서 빠져나갈 다른 방법을 먼저 찾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7살의 트레이본 마틴은 아버지와 함께 플로리다에 놀러갔다 편의점에서 스키틀즈와 아이스티를 사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그를 쏜 건 28살의 백인, 히스패닉계 자경단 조지 짐머맨으로 마틴이 당시 후드티를 입고 매우 의심스러워 보였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그는 플로리다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인해 체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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