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및 SAT II를 위한 입체 노트 정리 키워드 (7) : 실전문제의 해부학
보스톤코리아  2012-03-26, 14:06:03 
소피아의 <오늘, 다시 읽는 미국사> 칼럼이 US History의 AP 및 SAT Subject 테스트를 앞둔 수험생들을 위한 학습 팁 시리즈로 연재중입니다. Social Studies에서 주어진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이해하는 습관을 가지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부를 하긴 했는데, 막상 문제를 풀어보니 쉽진 않았어요.” 오늘 칼럼은 그들에게 헌정한다.
프렙 북에 나온 실전 문제를 처음 풀어본 많은 학생들은 “아무래도 공부를 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하여 다시 교과서를 읽기 시작한 학생, 눈으로는 책을 보지만 마음 속에서는 내가 조금 아까 저 문제를 풀긴 풀 수 있는 것인지 불안한 마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집중이 흐트러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시험을 볼 예정이라면 문제는 꼭 풀어보는 게 좋다. 다만 왜 시험 전에 실전문제를 풀어봐야 하는지 혹은 어떻게 풀어야 잘 푸는 건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교과 내용을 잘 모르면 당연히 문제가 어렵다. 그런데, 다소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공부를 했다해도 문제를 잘 풀지 않았다면 내용 정리가 잘 안된다. 문제풀이와 내용에 대한 이해가 서로 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실전문제 풀이는 내가 현재 얼마나 알고 있는 지를 점수화하는 “시험”으로 생각하고 불안해 하지 않기를 권한다. 대신, 어느 정도 학습을 했지만 여전히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되는 과정,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들의 중요성을 각인하는 과정, 또한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점검하는 과정 으로서 여길 필요가 있다.
가령, 1935년 Wagner Labor Relations Act의 주요 목적을 묻는 다음과 같은 문제(1984년 AP에서 출제)를 보자.
The main purpose of the Wagner Labor Relations Act of 1935 was to
a. End the Sit-down strike in Flint, Michigan
b. Settle the struggle between the AFL and the CIO
c. Guarantee workers a minimum wage
d. Ensure worker’s right to organize and bargain collectively
e. Exempt organized Labor from the Sherman Antitrust Act

아마 와그너법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즉 뉴딜 시기 노동자들의 단체 교섭권 (collective bargaining)을 보장하여 조합운동 (unionism)을 촉진했다는 내용만 알고 있어도 정답을 풀 수 있는 단답형에 가까운 문제다. 문제 풀이 전에 몰랐다면, 그 후에라도 알면 된다. 그런데, 이문제는 단순히 와그너법에 대한 문제로만 취급하면 그다지 생산적인 학습이 되지 못한다.
답을 체크해본 다음 단계로서, 각 지문에 겉으로 등장하는 용어들이라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와그너법 외에 sit-down strike (공장 점거 파업), AFL, CIO, 단체교섭, 셔먼 반독점 등이다. 노트를 하나 마련하고 문제 번호와 답, 그리고 이들 키워드를 블릿 포인트로 하나씩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정리할 때 도움이 된다.

더 좋은 학습법은 눈에 보이는 키워드 뒤에 줄줄이 달려있는 사연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와그너법의 배경이 되는 뉴딜, 트루먼의 비토를 딛고 통과되어 와그너법이 보장한 단체교섭권을 제한한 태프트-하틀리 법 (Taft-Hartley Act, 1947), AFL과 CIO를 관통하는 노동조합 운동사, 셔먼 반독점법이 19세기 후반 탄생한 배경과 실제 효력을 갖게되는 계기 등 까지도 점검하고 넘어간다면, (시간이야 좀 걸리지만) 이 한문제의 가치가 엄청나게 확장된다.
덤으로 여러 문제를 풀다보면 단답형에 가까울 정도로 명료하게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들에도 대비할 수 있는, 일종의 “시험 문법”에 대한 이해도 생긴다.

2001년 AP에서 출제되었던 다음 문제는 (20세기 초반) 진보 개혁가 (progressive reformers)들이 사회 진화론 (Social Darwinism)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고 있다.
Progressive reformers rejected Social Darwinism because they believed that
a. all races were equal in ability
b. personal development was influenced solely by hereditary factors
c. conflict and competition did not necessarily improve society
d. science had no role in society
e society was fixed by the laws of nature and incapable of significant change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를 조금만 공부했어도 “개혁가/ 개혁주의 (Progressivism)”와 “사회 진화론”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상적인 이해만으로는 이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기 힘들다. 산업화, 도시화라는 사회 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가졌 개혁가들은 과학적 지식을 신봉했고, (d. 제외) 사회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의 변화를 원했다 (e. 제외). 사회 문제가 되는 개인과 집단은 그들의 타고난 본성보다는 환경이 문제라고 보았기에 환경 혹은 구조적 문제를 변화시켜야한다고 봤다 (b. 제외).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본 학생이라면 첫째 개혁가들은 “사회적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지나친 부의 편중은 구성원들의 응집력과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다는 정보와 산업자본가들은 자신들의 부는 자신들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은 적자(the fittest)임을 주장했다는 정보를 동원하여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 문제를 풀면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을 다시 꼼꼼히 공부한는 것이 이 문제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어지는 다음 주 칼럼은 AP 에세이를 대비하는 전략을 다루기로 하겠다.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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