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처럼 찍지 마라
보스톤코리아  2012-02-27, 12:18:30 
DSLR카메라를 사고, 들뜬 마음에 사진을 한 두달 찍어보면 대부분 느끼는 것이 ‘왜 이렇게 핀이 안맞지?’라는 것이다. 남들 사진은 안흔들리고 쨍하기만 한데, 왜 자기사진은 핀이 나가고 흔들린 사진만 나오는 것일까?

사실 흔들리지 않으면서 핀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각각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촬영에 임하는 테크닉과 장비특성을 파악하고 촬영해야 비로소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촬영한 결과물이 대부분 흔들리지 않고 핀이 잘 맞아 있다면, 그런 사람은 이미 초보자가 아니다. 아무 노력도 안 하고 그냥 주구장창 찍는다고 핀 잘맞고 안 흔들리게 될 수는 없다. 이유를 알고, 원인을 고치고, 노력을 해야 비로서 도달 가능한 영역이다. 자 그럼, 초보자를 위해 차근차근, 대체 어떻게 해야 핀 제대로 맞추고 흔들리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핀이 잘 안 맞고 사진이 흔들리는 이유는 바로 초보자의 파지자세와 나쁜 촬영습관에 있다. 소지섭이 광고에서 취하는 자세처럼 사진을 찍으면 멋있긴 하겠지만, 흔들린 사진이 나온다. 물론 ‘카메라의 흔들림 보정기능이 뛰어나니, 한손으로 찍어도 된다’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함이지만, 과대 포장한 광고의 예일 뿐이다. 카메라와 렌즈의 흔들림 보정기능은 대단히 뛰어나고 훌륭한 기술이며, 없는 것보단 무조건 있는게 좋은 것이 맞다. 그러나 초보자인 경우엔 그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진, 그냥 없는 기능이라고 생각해라.

흔들림 보정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그래도 흔들리는 것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흔들림 보정기능이다. 한손으로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 잡고 벌벌 떨면서 찍었는데도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그런 마법 같은 기능은 없다. 그저 흔들림을 보완해줄 뿐이다.

게다가 DSLR카메라들은 콤팩트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와는 달리, 셔터를 누르면 미러가 올라갔다 내려오는 미러쇼크가 물리적으로 존재한다. 이 미러쇼크가 얼마나 크냐면, 초보자인 경우엔 삼각대에 카메라 놓고 야경 촬영해도 흔들린 사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 가장 큰 주범이 이 미러쇼크다. 찰칵 하는 둔중한 소리가 그냥 나는게 아니다. 삼각대에 올려놔도 흔들리는데 하물며 한 손으로 들고 찍는 건 오죽할까? 한쪽 혹은 두 팔꿈치가 몸통에 붙게 하면서 마치 스나이퍼가 저격을 하듯. 숨도 잠시 멈추고 부드럽게 셔터를 누르 때, 비로서 덜 흔들린 사진 혹은 안 흔들린 사진이 나온다.

망원렌즈를 쓰는 경우엔, 더더욱 두 팔꿈치가 몸통에 붙게 해주고, 가급적 어딘가에 기대어 촬영하면 좋다. 엉성한 자세로는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도 과녁을 맞출 수 없다.
흔들린 사진이 나오는 다른 이유는, 충분한 셔터속도를 확보하지 않아서이다.

잘못된 파지자세에 셔터속도 미확보가 더해지면, 사진은 필연적으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광각렌즈를 쓴다 해도 1/60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해라. 예를 들어, 50미리 단렌즈를 쓴다면 셔터속도는 가급적 1/100 이상을 확보해 주는 것이 좋고, 24미리화각으로 찍는다면1/60이상 확보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감도를 올려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도를 올리면 노이즈가 낀다는 말을 듣고는 감도 조절을 꺼리게 되는 사람이 있는데, 일정량 이상의 빛이 있다면, 감도를 올려도 노이즈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조리개를 좀 조여서 심도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핀이 잘 맞은 사진을 만드는 방법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을 쌓기 전까진, 바른 자세로 카메라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설정을 적용하며 촬영에 임하자.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아마도 소지섭의 광고에서처럼 감각적으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한 손으로 안 흔들린 사진을 찍을 순 있겠다. 그때까진 소지섭처럼 찍지 마라.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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