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의 예술가 -- 화가 유수레 씨 " |
보스톤코리아 2012-02-13, 10:48:30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 24시간을 온통 그림에 쏟아 넣고 싶다. 옷도 거추장 스럽다. 물감과 나를 격리시키는 것 아닌가! 맨몸으로 물감을 느끼며 작업하고 싶다.” 보스톤에서 북쪽으로2시간 거리, 제법 한적하다 싶은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 례(Rye)에서 날마다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는 화가가 있다. 10년 전 여행삼아 오른 미국행이었건만 갤러리 관장이 돼 있는 유수레 씨가 그 장본인. 미친듯이 작업에 몰두하고 살아 오던 중, 2년 전 ‘수레 아트 갤러리(, www.soorye.com)’ 를 오픈하고 자신의 작품과 실력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화가들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때 한국서는 유명한 꼽추화가 손상기 씨의 수제자였고, 꽤나 꼿꼿한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챙기던 그녀는 손 화가와 함께 한국의 달동네를 처음 화폭에 담아 냈던 화가라고.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십 번, 수백번 달동네를 직접 오르내렸다는 그녀는 처음 사실화로 출발, 구상화까지 많은 달동네를 탄생시켰다. 달이라도 잡히려나 싶은 높은 곳, 아스라히 부서져 떨어져 버릴 것만 같은 허술하고 작은 집,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서로 의지하기엔 부실한, 너무 많아 어느 집을 손봐줘야 할 지 알 수 없는, 그런 동네가 한눈에 들어 온다. 하지만 그 그림 속에는 늘 작은 새가 있다. 희망을 상징하는 메신저라고. 요즘들어 그녀는 붉은 색조를 많이 사용해 추상화에 몰두한다. 자칫 부담스러운 색조라 생각할 수 있으나 그녀의 그림은 오히려 신비롭다. 그녀 안의 열정과 순수함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유일까. 역시나 그속에서도 새는 들어 있다. “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시기는 아마 중학교 시절부터였다. 난 그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이 가장 좋았다”고 회상하는 그녀. 하지만 가난으로 인해 미술 교습을 받을 수 없었을 뿐더러 좋은 재료를 사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 늘 남이 쓰다 버린 것을 주워 그렸기에, 액자에 끼우려면 크기가 맞질 않아 애를 먹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새를 품어 왔다. 손상기 화가의 화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내던 시절, 추운 세멘트 바닥에 아이들이 두고 간 화판을 깔고 자기도 했다. 늘 배고프고 춥고, 부족한 틈에서 그린 작품들은 고투의 흔적들이 역력하다. 고호를 좋아한다는 그녀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며 남는 시간에는 오로지 작품을 그려 냈던 그녀. 동덕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1989년, 운보 김기창 화가로부터 “화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숨결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제서 비로소 작품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품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자 고마운 마음이 드는 한편, 왠지 고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그녀는 2003년, 새로운 것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 왔다. 그리고 창작에 혼을 쏟아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까지 내 맘에 만족스런 작품은 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그림을 향한 열정과 집념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죽는 순간에 정말 만족스레 바라보며 갈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온통 그림밖에 없는 그녀의 삶. 그 때문에 결혼도 포기했다. 지금 그녀의 나이 52세. 30여 년을 그림에 바치며 살아오는 동안250회가 넘는 단체전과15회에 달하는 개인전을 열었다. 오는 4월에는 대작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갤러리를 중심으로 더 많은 한국 작가의 작품을, 그리고 한국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또한 진정한 예술혼에 불타는 제자를 양성하고도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기증할 박물관을 찾고 있다.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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