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발칵 뒤집은 한인 여고생 “내 꿈은 아프리카”
보스톤코리아  2012-01-21, 15:45:05 
카메라를 보고 너무 신기해하는 아이들 틈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보라고 가리키는 정민 양과 따라하는 코피 어린이
카메라를 보고 너무 신기해하는 아이들 틈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보라고 가리키는 정민 양과 따라하는 코피 어린이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아프리카를 떠나 크리스마스 이브날 보스톤에 도착했다. 도착하자 마자 전화를 건 곳은 집이 아닌 아프리카. 그만큼 그곳 어린이들이 염려스러웠고 그리웠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온 말은 청전벽력. 먹을 게 없단다. 우리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두 환불, 약 1천여 불을 모아 아프리카에 보냈다.”

은정민 양의 아프리카에 대한 비전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단순한 구호품 보내기가 아닌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생각하며 지도교사인 브랜든(Brandon Zeigler)과 상의 중이다.

보스톤에서 서쪽으로 40분 가량 떨어진 사립학교 세인트 마크에서는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구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니, 학교가 전폭적인 지지에 나섰다. 이 바람의 주역이 바로 12학년에 재학중인 은정민(17세) 양이다.

정민 양은 친구 세 명과 함께 올 여름을 아프리카에 바치기로 결심, 1만불 모금에 나섰다. 티셔츠, 액세서리 등을 팔 것이며, 각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여러분의 작은 힘이 그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이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음 좋겠다”고 호소했다.

괌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에 온 지 3년 된, 한국에서 산 적은 없지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한국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며 혼자 한국말을 혼자 배웠다는 정민 양.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왔다고.

올 여름 아프리카에 꿈을 심기 위한 정민 양의 계획은 지난 겨울 그곳을 다녀 와서 구체화 되었다. 지난 봄, 인비저블 칠드런(www. Invisiblechilidren.com)이라는 비영리단체 소속 로디스(Rodies) 그룹을 만나게 된 것이 아프리카 행을 결심케 했고, 그곳에서 인생의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5년 전, 아프리카 아이들의 실상을 담은 동영상을 본 정민 양은 아프리카 구호의 꿈을 키워 왔고 매해 홀로 기금을 모아 구호 단체에 보내왔다. 그러던 중 이 일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생각, 결국 로디스를 학교로 초청, 전교생 앞에서 아프리카 상황을 알리게까지 된 것.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대선배까지 나서 도울 정도로 난리법석이었고, 정민 양은 그 열기가 식지 않기를 바래 아프리카 봉사를 직접 가기로 작정한 것.

평소 정민 양과 아프리카 구호에 대해 대화를 나눠 왔던 교사 브랜든은 정민 양의 뜻을 적극 수용, 학교에 아프리카를 봉사지역으로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학교는 흔쾌히 허락했다.

8명의 학생들과 1명의 교사가 모아졌고, 이들은 2천불을 모금해 아프리카로 향했다.

가나의 Sankofa Mbofra Fie고아원에서 보낸 시간은 열흘. 정민 양과 친구들은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보기 힘든 그곳. 부모 이름조차도 모르는 아이들 틈에서 공부를 가르치고, 놀아주고, 돌봐 주었다. 그리고 실컷 웃었다. 그들이 웃기 때문에 같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는 정민 양은 광대뼈가 다 아팠을 정도라고.

어느새 돌아올 날짜. 아이들이 잡은 손을 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별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뭔가를 주겠다고 간 길이었지만, 정작 더 많은 것을 얻은 것은 이들이었다.

보스톤에 와서도 매일 그 아이들 얘기가 그치질 않는 이들, 웃고는 있지만 눈시울은 붉어진다.
크리스마스 선물도, 생일 선물도 받아 보지 못한 그 아이들. 크리스마스 이브에 식량이 떨어져도 지구촌 누구하나 그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는 그곳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민 양은 아프리카에 꿈을 심어주고자 한다. 근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친 것.

지도 교사 브랜든은 “‘가우리’라는 아프리카 식량 제조기계를 구입해 갖고 가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까지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정민 양은 그곳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팔찌 등 가내수공업으로 만들 수 있는 물품을 대고, 그들이 만든 것을 이곳에 팔아주는 방법도 고안하고 있다.

정민 양과 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작은 돈이 수백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고. “ 아이들이 지닌 잠재력을 깨울 수 있는 기회”라고.

단돈 3불이 한아이의 하루 끼니를 해결 해줄 수 있는 곳, 아프리카에 꿈을 심어 주고자 한다면 정민 양의 이메일 [email protected]로 연락하면 된다.

“내 꿈은 아프리카다. 12살부터 그곳에서 살기로 작정했다. 30대 이후에는 UN국제구호단체에서 일할 것이고, 20대에는 그 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울 것이다.”는 것이 정민 양의 말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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