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를 돕는 공화당 대선주자들 |
보스톤코리아 2011-12-09, 02:04:44 |
한동안 아무 노력 없이 자고 일어나면 돈을 벌어다 준다는 인터넷 사업이 유행했다. 물론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 구도를 들여다 보면 딱 그 짝이다. 마치 오바마를 위해 나선 대선주자들 같아 보인다. 가만히 있으면 돋보이는 상황이다.
초반의 선두주자 미트 롬니는 결코 보수층의 가슴을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듯싶더니 어느 정도 가능성만 보이는 후보가 나타날 때 마다 선두자리를 내주고 있다. 텍사스 주지사 출신 릭 페리가 급부상 하자 보수 유권자들은 페리를 중심으로 결집해 롬니를 따돌렸다. 페리가 토론회에서 자충수를 거듭해 무너지자 피자 레스토랑 사업가 허먼 케인으로 표가 몰렸다. 롬니가 보수층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에게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시간의 주지사를 지냈던 조지 롬니의 아들로 유복한 생활을 했고, 하버드 법, 경영 두 가지 학위를 지닐 정도로 엘리트였던 그는 자신의 인간적인 경험을 이야기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딱딱한 이미지 탈출을 위해 케주얼 의상도 입고, 기자들과 농도 주고 받지만 가슴을 열지 않으니 번번히 실패다. 오바마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살아왔던 얘기를 통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특히 그는 보수라는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존중한다. 그가 매사추세츠 주 주지사로 있을 때 기념비적인 <롬니케어; 전주민 의료보험>를 법제화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의료보험을 토대로 만든 전국민의료보험 <오바마 케어>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롬니케어에 원죄가 있다는 보수층의 따가운 눈총을 받자 그는 오바마 케어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낙태를 지지했다가 낙태를 적극 반대했다. 이민에 대한 입장도 바뀌었다. 좋게 보면 좌우 균형감각이 있고 실용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지만 나쁘게 보면 이념적 지조가 없다. 사업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가다. 이처럼 수시로 입장이 바뀌다 보니 그에게는 ‘플립플롭퍼(Flip-Flopper)’라는 낙인이 찍혔다. 최근 그는 오바마를 비난하는 광고로 또 자충수를 두었다. 오바마가 말한 것의 앞 뒤를 자르고 “우리가 계속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리는 (대선에서) 패할 것이다”라고 광고를 내보냈다. 사실 이것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매케인 선거본부에서는 사실상 ‘우리가 계속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리는 (대선에서) 패할 것이다’라고 내가 말했다고 주장한다”했던 것을 중간부분만 인용한 것. 속이는 광고처럼 유권자도 속이지 않겠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온건한 유권자도 떨어져 나갈 위기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머린 더드는 롬니 옆에 뉴트 깅그리치를 세워 놓으면 훨씬 정통성이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그런 뉴트 깅그리치가 허먼 케인의 불륜 낙마를 계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티파티의 사랑이 케인에게서 뉴트 깅그리치에게 옮겨갔기 때문. 그런데 깅그리치 하면 너무 많은 기억이 남아 있다. 그는 클린턴과 오버랩되는 인물이다. 하원의장이던 당시 모니카 르윈스키와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을 이유로 탄핵을 밀어 부쳤다. 거기까지는 좋았지만 그는 당시 클린턴의 르윈스키와 스캔들 진행 중에도, 의회가 조사를 시작한 순간에도 하원의원 보좌관이었던 칼리스타 비젝과 불륜관계를 지속했다. 이처럼 그가 강력하게 민주당을 비판 했던 것 뒤에는 반드시 그의 비리가 숨어있곤 했다. 1988년 그는 짐 라이트 하원의장이 선거법과 윤리법을 좌초시키는 대가로 출판사로부터 부당 거래를 했다는 주장을 펼쳐 그를 사임시켰다. 그러나 그 또한 자신의 책 광고에 돈을 대가로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다. 그는 40년간 미 의회를 지배해왔던 민주당이 은행 스캔들, 우체국 스캔들을 폭로해 윤리적으로 타락했다고 밀어부쳤다. 알고보니 그 또한 은행 수표 사기수법을 이용했던 450명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바니 프랭크 민주당 의원에게 페이니 매, 프레디 맥 준 정부 대출회사의 대출 조건을 저소득층에게 대출하기 쉽게 완화시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직전까지 6년간 페이니 매, 프레디 맥을 대신해 의회에 로비하는 대가로 백 50만불에 달하는 컨설팅 비용을 챙겨왔다. 앞에서는 공격하며 뒤로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 위선이란 두 단어를 붙이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바로 뉴트 깅그리치다.그렇게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어도 그는 정치,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던 인물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미국과의 계약>으로 깅그리치 혁명을 이끌며 40년 동안 민주당의 지배를 종결시켰다. 1995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뽑혔지만 의회의 양극화를 주도한 인물이었다. 민주당을 악마화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티파티 보수 유권자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깅그리치의 본 모습을 잊고 있다. 미트 롬니는 깅그리치에 비하면 신사다. 공화당 경선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지 모른다. 하지만 꼼수를 두는 뉴트 깅그리치를 또다시 껴안는 미 보수층에 미래는 없어 보인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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