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은 참 재밌는 분야입니다”
보스톤코리아  2011-12-05, 13:57:36 
보스톤 한인합창단이 지난 11월 20일에 제 4회 정기 연주회를 대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던 지휘자와 단원들, 공연 시작전에 이미 전 좌석과 계단에 까지 앉아 기다려주셨던 청중들, 뒤에서 후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이사회원과 또 개인적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한 분 한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결과적으로 그 모두가 함께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2008년에 창단된 보스톤 한인합창단은 거의 아마추어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단원들의 배경이나 연령도 참 다양합니다. 하지만 보스톤 한인합창단은 그저 음악 애호가들의 취미활동단체를 떠나 합창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사절의 역할도 감당하고있는 점에 저희들은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 오신 박진욱 지휘자님과의 6개월간의 연습 기간은 짧았지만 실력으로 채워진 그넘치는 박력과 열정의 리허설 시간은 진지함과 웃음소리가 넘치는, 많이 배우고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특히 이번 연주회의 레파토리는 다양하고도 양이 많았기 때문에 단원들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볼때 아마도 개인연습을 이리도 많이 하시는 합창단 단원들은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이번 연주회의 1부에서는 전문 합창 음악에 중점을 두고 합창의 진수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고 진짜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우리 합창단원 자신도 많이 배웠고 또한 청중들에게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아카펠라곡들을 들려드릴 수 있었습니다. John Rutter의 Gloria 연주에서는 10개의 금관악기를 써서 여느음악회에서는 쉬 접할 수 없는 웅장함을 선사했습니다. 2부에서의 최신 한국성가곡들은 너무 아름다워 개인적으로 가장 정성을 들여 부른 곡들이었습니다.

또한 대중적인 곡과 한국 가요 등 청중과 친밀한 곡들이 많았습니다. 한국가요를 합창곡으로 편곡한 ‘거위의 꿈’, ‘사랑하기 때문에’는 한국에선 그리도 유명한 곡이라는데, 단원들의 대다수가 오래 전 이민오신 분들이라 처음불러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거위의 꿈’은 제일 젊은 합창단원인 Ben Hong이 우리 합창단에 맞게 편곡한 특별한 곡이었습니다. 남성합창곡이었던 ‘기도’나 ‘제비처럼’은 그옛날 봉봉 사중창단 노래를 듣는 것 같은 향수에 빠지게도 했고 ‘아빠의 청춘’에 환호한 청중도 많았습니다.

또1.5세, 2세들의 좋은 호응도 큰 성과였습니다. 한국음악뿐아니라 전문합창곡들을 여느 전문 합창단 못지않게 연주한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했고 많은 금관악기와 함께 연주한 Gloria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한인회행사나 총영사관행사를 통해 보스톤 한인합창단을 사랑하게되신 한국전 참전미국Veteran 할아버지들이 많이들 오셨고, 팔순 넘으신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video 로 찍으시며 앞으론 늘 보고 들을 수 있겠다고 기뻐하셨습니다. 마지막에 한국가곡 sing along을 통해서는 우리 모두 하나가 되었고, 미국인 관객들은 의외로, 청중모두가 한목소리로 노래하는 이순간에 제일 큰감동을 느꼈다고도 말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합창은 참으로 재미있는 분야입니다. 연주를 위해 연습하는 동안 단원들은 이민 생활의 피곤함도 잊고 연습실에 모여 소리를 만들어 가면서 서로 유대감도 느끼고 하모니의 독특한 즐거움을 경험하는데 그 것이 합창의 매력인 것같습니다. 다 다른각사람의 음색과 파장과 성격이 오랜 기간 함께 연습을 하면서 하나로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룰 때 비로소 아름다운 곡으로 완성되는게 합창의 묘미이지요. 내겐 제일 중요한 나의 목소리지만, 겸손히 절제하는 가운데 각기 맡은 파트를 부르고 동시에 귀로는 다른 파트와 전체의 소리를 들어야하고 눈으로는 악보와 지휘자의 손끝과 그 다양한표정까지 봐야하니 참으로 오래걸리는 훈련의 과정입니다만, 드디어 원하는 소리가 내어지고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순간의 희열은 모두에게 참으로 놀라운 감동을 가져다 줍니다.

그동안 무료이던 음악회 티켓을 처음으로 판매를 하여 매진되었지만 시니어와 학생은 무료 입장을 고수했고 또 시니어를 위한 좌석을 아예 reserve 해놓았습니다. 음악회 후, 여러 후원금 중에 잘 모르는 큰후원금이 있어 연락을 드렸더니, Senior들을 무료 입장하도록 생각해준 경로사상이 갸륵해서 후원하셨다고 “이쁜단체”라고 칭찬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한편 Free ticket부분의 숫자를 예상할 수 없었기에 많은 분들께 좌석의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한분도 돌아가시지 않고 문밖에서까지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합창단 창단 취지대로 한미간의 사절단으로서 미국속의 한인의 긍지를 높이고 한편으로는 전문합창단으로서의 도약의 문을 연 연주회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매년 자녀분들과 함께 꼭 오고싶은 우리 보스톤 한인합창단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친구들이 브라보를 외치는 보스톤 한인합창단이 되고싶습니다. 그래서 한인사회가 자랑스러워하는, 가치있는 좋은 한인단체로 순수한마음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보스톤한인합창단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수인
보스톤한인합창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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