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5중탑이며 목탑이다. 높이 31.5피트로 1,400년 동안 단 두번의 보수만 하고 지금 꿋꿋하게 서 있다. 백제 기술자들이 건축한 탑이다. 역시 백제인들이 건축한 법기사(法起寺)의 3층탑과 비교하면 높이나 크기가 다를 뿐 아니라 똑 같은 수법으로 만든 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석가 3존상>
아스카 시대에 백제로부터 많은 불상들이 일본에 전해졌고, 또 그 불상들을 기초로 하여 많은 불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문헌을 통해 밝혀졌으나 현존하는 유품이 아주 적다. 그런데 호류지에는 국보로 지정된 아스카 시대의 불상이 10여 구나 전해지고 있다. 고구려 담징 스님의 금당 벽화로 유명한 금당으로 들어가면 석가 삼존상(釋迦三尊像)이 봉안 되어 있다. 3체의 불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좌우에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서 있다.

이 불상은 성덕태자를 위하여 만든 불상으로 광배에는 스이코 천황 31년 토리불사작(止利佛師作) 이라고 명기( 銘記)되어 있다. 토리(止利)는 도리(都利 )라고도 하는데 필자의 생각에 원래 돌을 다루는 석수(石手)돌리를 이두표기로 토리, 도리로 쓰지 않았나 생각되지만 전문가들의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토리불사는 호류지 석가 3존상을 만들기 전에 아스카사(飛鳥寺) 본존 불상을 만든 사람으로 그의 조부 사마달등(司馬達等), 아버지 다수라( 多項那) 등과 함께 아스카 문화 발전에 공이 많았던 백제계 도래인으로 천황으로부터 상을 받아 자신들의 씨사(氏寺)인 사카다니사(坂田尼寺)를 건립한 사람들이다.
아버지 다수라의 누이는 일본 최초의 비구니로 백제로 불교 유학을 다녀 왔고 향원사와 아스카사에 거주하였다고 한다. 그녀가 사비성에 유학중일 때 고란사에 필적을 남겼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토리의 국적이 갑자기 백제 도래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일본의 학자들은 석가 삼존상이 중국 북위의 기법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일본 학자들은 한반도 문화가 일본 문화에 접목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태생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이다. 중국한테 배우는 것은 허용 되지만 한국 사람들한테 배웠다는 것은 수치스런 일로 생각하고 있다.

하와이 대학의 고고학 교수 Jon Carter Corvell 부부는 그들의 공저 “Korean impact on Japanese culture” 에서 이것을 반박하고 있다.
“북위는 중국이 아니고 한민족과 같은 계열인 돌궐 족의 나라다. 백제와 고구려가 북위와 교류가 있었으니 북위의 양식이 두 나라에 스며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석가 삼존상에 북위나 수 나라의 양식이 일부분 가미되었지만 전체적 불상 제조는 백제 양식이다. 이처럼 북위나 수 나라의 기법을 혼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술자는 백제 사람뿐이다. 또 한 가지는 그 당시에 중국이나 북위에서 불상이 일본으로 한번도 보내진 적도 없었고 일본의 기술자가 중국으로 배우러 간 사람도 없었다. 일본은 중국까지 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아마 날아다니는 담요(Flying carpet) 가 있었다면 가능했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하였다.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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