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단전, 강추위, 한인들 호된 첫눈 신고식
보스톤코리아  2011-10-31, 22:37:08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지난 주말 급작스레 몰아친 폭설로 인해 앤도버, 렉싱턴을 비롯한 보스톤 북부 및 서부 지역 일대가 단전, 상당수 한인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토요일 저녁부터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 시작한 지역은 렉싱턴, 왜스트보로, 웨스턴, 우스터, 월댐, 그리고 앤도버 지역 등으로, 거주 한인들은 갑자기 몰아친 강추위에 떨며 칠흙같은 밤을 지새우거나 지인의 집으로 대피하는 등 소란을 겪었다.

피해 지역은 휴교령이 내려졌고, 심지어 타운 고등학교에 쉘터까지 마련, 담요와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기까지 이르렀다.자가 발전시설이 갖춰진 아파트 거주민들보다는 단독 주택 거주민들의 경우 피해가 심했다.

단독 주택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벽난로를 이용해 난방을 해결하고 휴대용 가스 버너와 즉석 요리를 이용, 대충 끼니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실정. 하지만 벽난로용 장작 비용이 만만찮아 복구 기간이 장기화 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호텔은 가격이 비쌀뿐 아니라 이미 만원을 이룬 상황이라 엄두조차 낼 수가 없다. 그나마 물은 공급이 되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는 것이 렉싱턴에 거주하고 있는 김성윤 씨의 말이다. “혹한의 상황이 아니라 가능한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재해 대책에 대해 좀더 신중히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웨스턴에 거주하는 김 모 씨 역시 “이틀째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벽난로를 때고 있지만, 그래도 한기가 심해 감기에 걸렸다”며 “지난 아이린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재해 복구 정책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지 점검해 봐야 할 시기”라며 “더 심각한 재해가 올 경우를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지역의 한인들은 샤워는 단연 꿈도 꾸지 못할 일. 단전으로 인해 냉장고에 보관된 식자재가 상해 요리도 못하고 있다. 렉싱턴에 거주하는 한영주 씨는 “이틀째 샤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는 게 말이 아니다”라며 “이 상태가 며칠 더 지속된다면 타운에서 마련한 쉘터로 가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단독 주택에 거주하는 한 씨의 가족은 현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교인의 신세를 지고 있는 상태다.

보스톤에서 2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앰허스트, 스피링필드 지역 역시 마찬가지 고충을 겪었다. 매사추세츠 주립대 앰허스트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오건호 군은 “토요일 밤 폭설 때문에 교내 식당에 가지 못하고 음식을 배달해 먹으려다 갑작스런 단전으로 영락없이 굶었다.

마침 할로윈 파티를 즐기러 나갔던 친구들은 가로등 없는 밤 거리를 운전해 돌아오느라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덕분에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밤을 새워본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단전으로 인해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어 곤혹스러웠던 단체도 있었다. 지난 29일 토요일 저녁 월댐 지역의 웨스틴 호텔에서 진행됐던 이화여대 총동창회가 마이크나 파워포인트 등을 사용할 수 없어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

호텔 측에서는 비상 전력을 사용했으나 일부 조명만 사용이 가능했다. 이대총동창회 진행자 측은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순서를 변경했으며, 메가폰을 사용하는 등의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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