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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코리아 사무실에 모인 BKLA 임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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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가영 기자 = 유학생들은 한국에서나 이곳에서나 유학생을 향한 뿌리깊은 선입견과 함께 ‘공부만 마치면 곧 떠날 이들’ 이란 편견과도 끊임없이 부딪히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어쩐지 서운한 기색이라곤 없다. 그보단 오히려 BKLA(Boston Korean Leaders Association)란 이름으로 뭉쳐 한명 한명 스스로가 민간 외교관이라 생각, 한국을 빛내기에 여념이 없다고나 할까. 보스톤을 선택하게 된 것을 무엇보다 큰 행운으로 생각하는 이들 역시 대부분. 아니나 다를까, 학업과 진로 고민을 넘어선 큰 그림들이 툭툭 쏟아져 나오는 것이 든든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바야흐로 새학기, 이에 맞물린 산뜻한 다짐들까지 함께 들어봤다.
▶비클라? BKLA가 궁금하다.
송진은: Boston Korean Leaders Association의 약자다. 각 한인 학생회 임원들만 가입할 수 있고, 현재 임원들의 투표 하에 가입 유무가 결정된다. 까다롭거나 하진 않다. 학생회 위에 있기 보단 오히려 각 학생회를 돕고, 모시는(?) 관계라고나 할까. 각 학교 학생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라 봐도 좋다. 보스톤의 한인들을 한 데로 묶는 첫걸음이라 봐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
김범준: 작년 말 나와 BU, BC, UMass Boston쪽 한인 학생회 회장들이 함께 식사를 하다 우연히 얘기가 터져 나왔다. 이 김에 뭉쳐보는 게 어떻겠냐고. 학교끼리의 행사도 같이하고,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보스톤 내 8학교(Babson, Brandeis, BU, BC, UMass Boston, MIT, Wellesley, Northeastern) 한인 학생회 임원들이 모이게 됐다. 올해 4월엔 임원 선거까지 치뤘다. 이에 밥슨의 송진은이 회장으로, 노스 이스턴 유재호가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유수곤: 지난 2월 BKLA 론칭 파티엔 4~500명 가까이 모이기도 했다. 2~300명 정도를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숫자다.
김범준: 물론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취업 설명회 유치나 체육대회 같은 행사들도 부지런히 계획 중이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됐다. 각 학교의 분위기는 어떤가.
박정만: 브랜다이즈에서는 추석을 맞아 캠퍼스내 파티를 열었다. 한국 유학생과 코리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모두 모인 터라 200명이 넘는 규모로 치뤄졌다.
조정우: 제작년까지는 한국 학생회 위주로만 모였는데, 작년부터 외국인들도 관심을 모여 자리가 커지게 됐다. 한국 학생회에 가입된 회원만 150~60명 사이다.
이원정: BU에서는 9일, 학기 첫 총회를 가졌다. 학기 시작 전 열리는 정기 행사라 할 수 있다. 한국 유학생 위주의 KBC와 코리안 아메리칸이 중심이 되는 KSA가 뭉친 자리였다. 벌써부터 이를 통해 많이들 친해진 눈치다. 카페테리아를 가봐도 어느새 뭉쳐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유수곤: 한인 학부생만 4~500명이 될 정도로 한국 학생회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총 동문회 쪽의 지원 역시 활발한 편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인턴쉽 지원도 받고 있다.
송진은: 뱁슨 한인 학생회는 60명 규모로 조금 작지만,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얼마전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신환회(신입생 환영회)도 가졌는데, 홍보 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 사람들끼리는 어떻게든 다 알게되는 방법이 있더라.
이소연: 웨슬리 한인 학생회 역시 규모가 작은 편인데, 지난 해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도 여럿 가입해 현재 70명으로 늘었다. ‘Big Little Sister’라고 선후배를 둘씩 짝지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가장 큰 자랑이다. 간혹 여자만 있는 학교라고 선 후배 관계가 허술하진 않을까 하는 선입견들을 갖는데, 다들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도와주는지 몰라서 그런다.
정민석: UMass Boston에는 그간 한인 학생이 많진 않았는데, 올해 부쩍 늘어난 터라 오리엔테이션과 신입생 환영회를 함께 치뤘다. 그렇다고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다. 모두가 조용히 정보를 나누는 식이랄까.
▶신입생들에게 전해줄만한 신학기 팁이 있다면
유수곤: 보스톤은 숨겨진 매력이 워낙 많은 역사적인 도시다. 때문에 가급적 학교에만 갇혀 있지 말고 이곳 저곳 경험해 봤음 좋겠다. 단, 금전 관리만큼은 단단히 신경써야 할거다. 워낙 학교가 보스톤 시내 한복판에 있는터라, 뉴베리 쪽을 걷다보면 어느새 쇼핑백 한두개 쯤은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김범준: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달라진 상황에 잘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꺼번에 자유가 주어지는 데다, 수업을 빠진들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는 까닭에 무턱대고 이를 즐기기만 하는 경우를 여럿 봤다.
유수곤: 계산을 해보니 한 수업에 약 $200, 하루를 빠지면 거의 $1,000 가까이 손해를 보는 거더라. 이렇게 생각하면 참 아까운데, 1학년땐 뭘 모르고 자주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김준기: 1학년은 뭐든 잘하기도 쉽고, 망치기도 쉬운 학년이다. 한번 망친 1학년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후유증도 커 2학년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정민석: 남자 유학생의 경우, 군대를 가야 하는 터라 1학년 학점을 신경 안쓰는 경우가 많다. 한국 대학생들의 노는 분위기를 듣고 따라하다 보면 더욱 그렇다. 군대 제대 후 잘하자, 싶어 놀다보면 크게 후회하게 될거다.
조정우: 브랜다이즈의 경우 BU와 정반대로 시내에서 크게 떨어져 있는터라, 수업도 안가면서 기숙사 내에서만 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의 외국 학생들은 되려 교내에서 되도록 많은 활동을 해보려고 노력하더라. 이처럼 학교 안에서 하고 싶은 걸 찾다보면 시간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다.
이소연: 웨슬리는 한인 학생의 규모가 워낙 작아 한국 애들끼리만 뭉쳐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학기 초엔 클럽 모임이나 미팅이 많은데, 한명이 빠지면 우르르 같이 안나오고들 하더라. 외국 친구들과의 교류에도 게을러 지지 않았으면 한다.
정민석: 반면에 한국 학생들과 절대 어울리지 말아야지, 하며 무조건 배척하는 경우도 옳지 않다. 미국 학생들에게 결코 듣지 못하는 정보를 얻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학생으로 보스톤에 산다는 것
유수곤: 더도말고 덜도말고 날씨만 좋아졌음 소원이 없겠다. 겨울철 변덕스런 날씨에 적응 못하는 친구들을 꽤 봤다. 춥고 눈도 너무 많이 오는 터라 방에만 틀혀 박힌채로 우울증에 걸려버리는 거다. 방한 용품은 보스톤 생활의 필수품이다.
이원정: 특히 전기 장판! 비바람이 수시로 불어대기 때문에 장화와 우비도 갖추는 게 여러모로 도움된다.
박정만: 보스톤에서 내내 자란 나로서는 이 곳만큼 대학 시절을 제대로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 있겠나 싶다.
이소연: 학교가 정말이지 많다. 그래서 BKLA도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니겠는가. 다른 학교의 선배까지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원정: 물가가 워낙 비싸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학비가 다른 지역과 비슷하다고는 해도 렌트비나 용돈에 들어가는 사비가 만만치 않다.
김준기: 의외로 보스톤엔 오라클이나 GE, 스태이트 스트리트 뱅크 처럼 유수 회사의 본사가 여럿 자리한다.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면 의외로 커넥션을 만들기에 좋은 위치인거다. 맥주 부르어리 역시 많아 공짜 맥주를 시식하기에도 이만한 곳이 없다.
박정만: 스포츠 강호 팀도 얼마나 많은가. 스포츠 팬이라면 매일 매일이 행복한 곳이 바로 이곳 보스톤이다.
김준기: 레스토랑이나 바 문화를 혼자 즐기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스톤에선 스포츠 경기를 핑계삼아 이곳 저곳 몰려 다닐 수 있으니 이 역시 문제 없다.
김범준: 미국 어딜가도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 드물다. 이에 반해 보스톤은 미국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도시다. 오기 전 미국을 두고 동경했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
송진은: 보스톤은 특히나 외국인의 비율이 높은 도시다. 인맥을 전세계로 넓혀 준다고나 할까. 시야 역시 함께 넓어진다.
▶지금의 학교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김준기: 뱁슨의 창업 경영에 관한 프로그램은 미국 내 가장 유명하다. $3,000불씩을 줘 투자를 하게 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을 학생들이 선택한 커뮤니티의 자선 기금으로 돌린다. 1학년때 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최선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송진은: 존스 앤 웨일즈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하다, 비즈니스에 강하다는 평판을 듣고 뱁슨에 편입하게 됐다. 편입 학생의 경우 1년 동안 짠 비즈니스 플랜을 벤처 캐피탈 리스트 앞에서 15분간 발표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1년에 900만불을 번 동문의 케이스도 들었다.
박정만: 보스톤에서 자란 터라 브랜다이즈의 Liberal Art Program의 명성에 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파인 아트와 랭귀지 프로그램 역시 내세울만 하다.
이소연: 매년 4월에 있는 오픈 캠퍼스 행사를 보고 반하게 됐다. 교수와 학생과의 관계가 굉장히 좋다고 들었고, 사회 생활에서 남성에 뒤처지지 않는 여성으로 교육시킨다는 학교의 이념역시 맘에 들었다.
김범준: 주립이라 학비가 싸기도 했고, 그에 반해 학교의 지원도 많이 편이라 끌렸다.
이원정: 학교 동문회가 특히 잘되어 있다. 졸업 후 한국에 간다고 해도 동떨어지지 않을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유수곤: 전공이 엔지니어링인데, 공학에 관한 학교의 시설 투자가 큰 편이라 좋았다. 학비가 조금 비싸긴 한데, 누리고 있는 환경을 생각하면 그 값을 한다고 느껴진다. 스포츠 팀이 강한 것도 장점이다. 교내에 올림픽 사이즈 풀도 있고, $160짜리 스포츠 패스를 사면 어떤 부대 시설이든 맘껏 이용이 가능하다.
정민석: 고등학교를 시애틀에서 나온 터라, 동부에 관한 로망이 있었다. 주립이라 교수진도 좋았고, 3면이 바다인터라 캠퍼스 역시 끝내준다. 교수와 학생의 비율 역시 15:1 정도. 대부분의 수업이 20명 규모로 진행된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더라면 어땠을까.
유수곤: 한국에서 홍대를 다니다 왔다. 클럽 문화가 한창 활발했던 때라 놀기에 바빴다. 학점도 엉망이었고. 시설에 대한 투자 역시 아쉬웠다. 실력보다 인맥으로 점수가 달라지는 문화 역시 적응이 잘 안됐다. 한국 대학생들은 학년이 높아 갈 수록 어느새 대기업에 취직해 돈이나 벌어야지, 생각한다.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는 거다. 아마 비슷하게 살고 있지 않았겠는가.
정민석: 유학생이 한국 대학생 보다 절대적으로 낫다는 생각은 안한다. 다만 더 넓은 것을 보고 배우는 덕에 시각이 다채로워지고,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송진은: 한국에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유학생에 관한 선입견이 여전하다. 똑같은 한국인이 다른 것을 보고, 배우는 것 뿐이다, 라고 생각해줬음 좋겠다.
이소연: 중학교때까지 유학을 하다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나왔다. 친한 친구들에게 조차 ‘너는 돈 많아서 좋겠다, SAT는 일년에 몇 번이고 보잖아, 유학생들 압구정에서 놀기 바쁘잖아’ 하는 소리를 숱하게 들었다.
이원정: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을 왔다가, 소연이처럼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나왔다. 영어 특기자로 대학을 갈 수 있었던 터라 굳이 내신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그 탓에 담임 선생님에게까지 미움을 받았다. 내 잘못이 아닌데,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모질게들 굴더라. 주변에서도 유학생 출신 며느리는 싫다, 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세상을 넓게 보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싶어 온것 뿐인데. 이미 한국 친구들과는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열의 아홉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더라. 꿈이 한정적이고, 안정된 것만을 쫓는다는 생각이 든다.
조정우: 한국에서는 어느 한 길만을 보고 달려간다. 고등학교 땐 대학교, 대학에선 안정된 직장 하는 식으로. 반면 유학생 끼리는 어느하나 미래의 모습이 같은 친구들이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 욕을 먹는다해도.
▶BKLA, 혹은 보스톤 한인 사회에 대한 생각들
송진은 : 사실 비클라 안에서도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개인적으로 보스톤 한인 사회의 발전이 너무 부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전에 왔는데, 그때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이 것이 비클라의 숙제이기도 하다. 한인들을 서로 잇는 게이트 웨이가 되고 싶다.
유수곤: 동부쪽 한인들 대상으로 축구 대회를 열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또래 들끼리만 뭉쳐다면 뻗어 나갈 수 있는 분야가 너무 적다. 학부에 얽매이지 말고, 여러 한인회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다.
김준기: 미국 사회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교수가 그랬다. 너가 멍청하면 나중에 사회에서 사람들이 우리 학교까지 멍청하게 볼거라고. 마찬가지로 우리 하나하나가 한국인의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도 있다. 이민 2세인 나로서도 미국인들과 완벽하게 소통하며, 한국을 알리기란 쉽지않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엔 없다.
이원정: 맞다. 내 뒤에 너무 많은 이미지가 걸려 있는거다. 한인 사회 역시 사소한 일로 서로 다투지 말고, 하나의 큰 목표를 갖고 더욱 발전해갔음 좋겠다.
BKLA 임원
김준기 - Babson College, 3학년, Finance and Strategy 전공. Babson 한국 학생회 부회장
송진은 - Babson College, 3학년, 비즈니스 전공, BKSA 1대 회장.
박정만 - Brandeis, 2학년, 사회학 전공, Brandeis 한국 학생회, KSA 부회장.
조정우 - Brandeis, 2학년, 미디어 & 비즈니스 복수 전공. Brandeis 한국 학생회, KSA 회장
이소연 - Wellesley, 2학년, 화학전공, 웨슬리 한인 학생회 KSA international Student Representative.
김범준 - UMass Boston, 4학년, 정치 & 국제 관계 전공, BKLA 창립 멤버.
이원정 - Boston University, 3학년, 호텔 경영 전공, BU 한국 학생회, KSA 부회장.
유수곤 - Boston University, BU, 3학년, 기계 공학 전공, 보스톤 코리안 사커 토너먼트 운영 위원장.
정민석 - UMass Boston, 3학년, 매니지먼트 전공, UMass Boston 한인 학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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