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페리 주지사 주최 기도회 논란
보스톤코리아  2011-08-13, 22:08:34 
대규모 기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대규모 기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이자 종교 편향 논란으로 유명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지난 6일 주최한 대규모 기도회가 화제가 되고 있다. 텍사스 주 휴스턴의 풋볼 경기장인 릴라이언트 스타디움에서 ‘응답(The Response)’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는 텍사스 주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2만 명이 넘는 기독교 신자들이 모여들었다.

하루 종일 기도하고 금식하는 일정이 이어진 이날 기도회에서 페리 주지사는 “현재 미국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역설했다. 사상 초유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이라는 위기에 처해있는 최근의 미국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 있다.

페리 주지사는 “국가가 위기 상황에 처해 우리의 마음이 찢어지며, 가정은 불화에 직면했고, 시장에서는 공포를 느끼고, 정부 청사 내에서는 분노를 목도하고 있다”고 현재의 미국을 진단한 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기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미국에 희망이 있다는 게 이날 행사를 통해 페리 주지사가 던진 메시지다.

언론들은 이번 행사를 주요 뉴스로 다뤘다. 특히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기독교인들이 모여 뜨거운 열기 속에 기도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생하게 소개했다. 흑인과 히스페닉계는 물론 젊은이들도 많이 참석했고, 그들의 소감도 전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행사 이후 페리 주지사가 대선 행보에 본격 가세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아울러 종교를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함께 제기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페리 주지사는 향후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페리 주지사의 종교 편향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4월 텍사스에 가뭄이 들고 산불까지 덮치자 페리 주지사는 공식적으로 “하나님께 비를 내려주길 기도하는” 기도의 날을 선포했다. 또 2005년에는 18세 이하 여성이 낙태 전 부모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으며, 서명식도 복음주의 교단에서 운영하는 학교 주일 예배에서 열어 비난을 받았다.

작년 11월에는 3선에 성공한 뒤 낙태하려는 여성에게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의무적으로 보여주도록 하는 반 낙태법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9.11 테러 발생 직후에는 공립 중학교에서 열린 학생 기도회에 참석해 위헌 논란을 촉발했다. 공립 학교 내 기도 집회를 금지한 1962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페리 주지사의 행보는 보수층 내 지지세력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 텍사스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같은 교회에 다닌 점도 그를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사태를 맞아 공화당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를 모색하는 과정이기에 페리 주지사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페리 주지사는 대선 출마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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