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하버드대학 학생들은 향후 5-10년 내에 현재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변화가 올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20년내 한반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통일은 50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버드 웨더헤드 국제관계센터 펠로우 양영은 씨와 하버드 케네디 스쿨 홍순만 씨가500명의 하버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하버드 학생들은 41%가 5-10년, 32%가 10-20년 내에 한반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버드 학생을 대상으로 한 통일 및 북한문제 관련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전체의 62%가 50년내라고 답해 한반도의 변화가 바로 통일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 10년내라고 답한 사람도 16%에 달해 한반도 정세변화가 통일로 연결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반도 상황을 잘 모르는 학부생 8%보다 대학원생으로 갈수록 10년내라는 답변이 25% 정도로 현저히 높았다. 국적별로는 중국의 경우 10년 내라는 대답이 2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일본의 경우는 무려 20%가 불가능할 것이라 답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통일의 시기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황이 무르 익었을 때’라고 압도적으로 답했다. 대학원은 22%가 빠를수록 좋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장 이상적인 북한 개방 상황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응답자인 42%가 고르바초프처럼 지도자의 결단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개방 가능성은 42%가 외세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해 대조를 이루었다. 그 다음이 쿠데타(26%), 주민들의 폭동(18%)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가장 이상적인 한반도 통일의 시나리오로는 절반이 넘는 54%가 남한 주도를 꼽았지만 절반에 가까운 46%가 남북 공동 정부하에 분리된 지역 자치를 꼽기도 했다. 특히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학생들의 경우 남북공동정부를 지지하는 경향(71%)이 두드러졌고, 반면 미국 학생들은 57%가 남한 주도를 지지한 가운데 후자를 지지한 경향도 43%나 됐다.

하버드 학생들은 대다수(88%)가 북한은 개방되어야 하며, 상당수(79%)가 남북한의 통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79%) 고 답했다. 통일의 당위성에도 74%가 동의했다.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10점 만점에 2.5점 이하로 아주 부정적이었다. 특히 일본 학생들은 1.7로 가장 부정적이었고 미국학생들이 뒤를 이었다. 반면 중국이나 기타 국가의 학생들은 비교적 나았으나 역시 3점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500명중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정치학, 국제관계학, 정책학, 행정학(하버드 케네디 스쿨), 지역학 등 통일이나 남북 문제와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전공 학생들이어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 설문의 저자 양영은 씨의 설명이다.

이번 여론 조사는 지난 6월 하버드에 재학중인 학부, 대학원 및 펠로우 프로그램의 외국국적 학자들을 포함 500여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대학원 이상이 252명, 학부생이 248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한반도의 위치에 대해서는 단지 80%만 동북아라고 대답해, 한반도에 대한 상식 수준을 가늠하기 힘들게 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하버드 학생의 각각 11%, 20%가 한반도의 위치를 동남아시아라고 답하는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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