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보스톤코리아 2011-05-30, 16:5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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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나와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또 미션으로 주어진 다른 노래를 부른 후 청중평가단의 투표로 최하위를 탈락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가수다>의 산파 역할을 했던 김영희 PD는 김건모의 탈락을 번복했다가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네티즌들의 항의에 의해 프로그램 PD직을 내놓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날개 돋친다. 임재범 신드롬까지 창출한 이 프로그램의 효과로 음반 및 음원 판매가 500억원 가량 늘었다. 아이돌 위주의 가요프로그램이 ‘듣는 가요’를 ‘보는 가요’로 바꾸어 음반 시장을 위축시켰다면 <나는 가수다>는 다시 ‘듣는 가요’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결과다. 시청자는 노래 잘하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좋은 지 알게 됐다. 가수란 바로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한 것이다. 미 연방 상원은 지난 25일 메디케어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하원예산안을 57-40으로 부결시켰다.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이 발의한 하원예산안은54세 이하의 국민들이 시니어가 됐을 때 이들에게 바우처 형식의 보조금을 지불해서 의료보험을 구입토록 한다는 내용을 주로 한다. 이외에 빈곤층에게 지불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일련의 프로그램 등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을 포함한다. 상원은 하원과 달리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으니 공화당이 발의한 하원예산안을 부결시키는 것이 어찌보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안 부결에는 상당수 공화당 의원도 민주당 노선에 합류했다. 스캇 브라운 매사추세츠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한 5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당 노선을 거슬렀다.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메디케어 삭감 예산안으로 인한 낭패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서부 뉴욕주 보궐선거에서 ‘메디케어’ 중심으로 선거활동을 벌인 결과 승리를 이끌어 냈다.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보여준 사례다. 정치인들은 결국 유권자들의 ‘표심’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 같은 재정적자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하며 예산의 낭비요소를 줄여야 한다. 미국내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은 국방, 교육, 의료 및 복지(메디케어, 소셜 시큐리티, 메디 케이드) 등 순이다. 그러므로 이들 프로그램에 우선적인 칼을 들이 대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은 장애가 있거나 소외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복지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복지 프로그램이 유럽보다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연방 정부의 지출은 줄이고 국민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알아서 살라는 게 하원 예산의 골자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해도, 장애가 있거나 소외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시민 누구나 당당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사실 웬만한 민주, 복지국가에선 이런 바람은 소원이 아닌, 너무도 당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사실들이죠” 한국 신문을 마음껏(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지면으로) 읽을 수 있었던 한국 생활 중 메모해뒀던 글귀다. 민주 복지국가의 원칙 정도의 글이지만 그 글귀가 그리 가슴에 쏙 들어 오는 것은 역설적 상황이 자주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뉴욕타임즈는 24일자 인터넷판 뉴스에서 미시간 대학을 예로 들어 연봉 20만달러 이상의 가정의 자녀들의 입학자 수가 미국 평균 가계소득 이하 출신의 자녀 입학자들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극단적인 사립대학은 더 많다. 능력에 따라서 살고 있는 미국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그 약자의 굴레를 벗어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서부 뉴욕주민들은 자신들의 복지 메디케어 예산 축소를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을 탈락시켰다. 약자의 정서를 감각적으로 읽어낸 민주당이 사회적 약자에게 체중을 실은 것이 적중했다. 국민이 주인이며 주인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도록 한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미국 시민권이 없는 경우 그동안 어떠한 주권을 행사하지 못했었다. 미국의 정치권도 먼발치에서 바라 보아야만 했고 한국의 정치권도 짝사랑에 그쳐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의 헌법 불합치 결정과 2009년 선거법 개정은 미국의 한인들에게 잃어버린 주권을 찾아다 주었다. 헌법재판소는 “국정선거권을 비롯한 국민의 참정권이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로서 다른 기본권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은 한인들은 그러나 참정권 행사에 지금까지 너무도 미온적이다. 일부에서는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참정권행사를 두고 ‘한국에 대한 해바라기’, ‘분열의 조짐’, ‘불법 선거’라는 부정적인 단어들로 좌절하게 만든다. 재외국민인 나는 한국의 국민이다. 미국 시민권자들은 당연히 미국의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주권자 등 재외국민은 한국의 선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듯이 국민은 투표를 해야 제대로 된 국민이다. 그게 원칙이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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