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일본 재난 남의 일로 안봐
보스톤코리아  2011-03-21, 16:20:19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1만 명이 넘는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간 쓰나미, 그 여파로 인한 원자로 폭발과 방사능 공포가 전 일본 열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을 보는 지역 한인들이 민족감정을 뛰어넘어 휴머니즘 정신을 보이고 있다.

한인들은 대부분 한국과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일본에서 발생한 일이라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반응했으며, 어떻게든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돕고 싶다는 심정을 보였다. 또한 당연히 지역적인 차원에서 모금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이에 뉴잉글랜드 한국학교협의회가 지난 17일 각 한글학교들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에 나섰다. 한글학교들은 오는 19일부터 2주간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성금을 모금하여 한국학교협의회를 통해 워싱턴 디시에 있는 주미일본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보스톤코리아 역시 지역 한인들 및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에 나섰다.

한편 뉴잉글랜드 한인회(회장 유한선)는 다음주 임원회의를 거쳐 모금 진행을 결정하게 될 것이며 교회협의회(회장 김학수) 역시 다음주 실행위원회의를 거쳐 결정 할 것으로 보인다.

몇개월 전 일본을 다녀온 김은한 전시민협회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큰 재해”라며 “민족감정을 넘어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금융 위기를 겪을 때 일본도 우리 나라를 도왔다”고 말한 김 전시민협회장은 “그들은 지금 생사기로에 있다. 조금이라도 나은 상황에 있는 우리가 전에 받은 것을 돌려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한선 한인회장 역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일본에서 발생한 일이라 한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감이 더 크다”고 말하며 “옛 민족감정을 떠나서 국가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상당수 한인들은 이번 일본 재해를 계기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생명의 나약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것.

렉싱턴에 거주하는 박한수 씨 부부는 “보스톤 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큰 일이라 처음 며칠 동안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8세 아들과 뱃속에 임신 3개월 태아를 갖고 있는 이들 부부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거의 패닉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는 것.

박 씨 부부는 “처음 며칠간과 달리 이제는 하루하루가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쓰나미 현장에 묻힌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 불쌍해 가슴이 아프다”며 박 씨는 “하루, 한 순간도 의미 있게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구 종말을 떠올린 한인들도 상당수 있다. 이들은 늘 항간에 떠돌아 다니는 ‘지구 종말론’을 거론하는 것이 왠지 비과학적이고 의지가 박약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한편 솔직한 심정을 내보였다.

알링톤에 거주하는 유학생 정한나 양은 “언제 그 날이 올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한국과 부모님이 걱정 된다”고 말하며 “결혼하게 되면 아이를 낳아야 하나 하는 고민도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반면 충격적이고 마음 아픈 일이긴 하지만, 앞으로 또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에 대해 담대한 반응을 보이는 한인들도 있다. 자연이 주는 재난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

베드포드에 거주하는 최민우 씨는 “미우니 고우니 해도 바로 옆에 위치한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라 남의 일 같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나에게 닥칠 일이라 해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응했다. 자연의 힘을 어찌 하겠느냐는 것이 최 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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