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붙은 감세 혜택 논쟁
보스톤코리아  2010-11-21, 00:55:00 
존 맥케인 상원 의원이 NBC 방송에 출연하여 감세 혜택이 연장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존 맥케인 상원 의원이 NBC 방송에 출연하여 감세 혜택이 연장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귀국과 함께 연방 의회에서는 감세 혜택 연장에 대한 논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연말이면 종료 되는 감세 혜택 연장 문제는 15일부터 시작 된 레임덕 세션 의회의 최대 쟁점일 뿐 아니라 11월 2일 선거 이후 정치권의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4일 TV 방송에서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 고문과 지난 대선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맥케인 상원 의원이 이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액설로드 고문은 이날 NBC 방송의 ‘Meet the press’에서 중산층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은 반드시 연장 되어야 하지만 부유층에 대한 감세는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재정 상황에 비춰볼 때 “정부가 부유층에 대해서까지 감세를 연장할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연말로 종료 되는 부시 행정부 때부터 실시 된 감세 조치를 연간 개인 소득 20만 달러 또는 부부 합산 25만 달러 이하 소득계층에 한해서 연장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공화당은 부유층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감세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액설로드 고문은 공화당이 주장하는 “백만장자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감세 연장 조치”를 취할 경우 7천억 달러의 추가 재정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고소득 부유층까지 감세 혜택을 연장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감세 연장 문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의 이 같은 원칙을 고수하는 입장은 11월 2일 중간 선거에서의 민주당 패배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과는 어긋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맥케인 상원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지금은 어느 누구의 세금을 인상할 때가 아니다”라며 부유층까지 포함한 전 계층의 감세 연장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의 경제 위기에서 탈출해서 세금 인상을 할 수 있는 시점까지 감세 혜택은 일괄적으로 연장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2일 선거 이후 백악관과 공화당이 한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양측이 자신의 입장을 오히려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번 주 개회 된 의회의 레임덕 세션에서 감세 연장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금의 레임덕 세션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는 회기가 시작 되기 전에 아직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인 이번 레임덕 세션 기간이 오히려 정치적 타협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현재 양측이 원칙적 입장만을 강조하는 것은 타협을 하기 위한 사전 신경전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11월 2일 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백악관과 공화당이 충돌할 경우 정국이 얼어붙고 감세 문제는 차기 의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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