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 책임론 공방
보스톤코리아  2010-11-13, 09:08:29 
공화당 내에서 사라 페일린에 대한 대통령 자질론과 함께 선거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사라 페일린에 대한 대통령 자질론과 함께 선거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11월 2일 선거 이후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공화당 내에서 보수적인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의 지지를 업고 의회에 입성한 의원들과 기존 의원들 간의 권력 투쟁 조짐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까지 다수당 지위를 장악하지 못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향후 당 지도부 구성 등 공화당 내 영향력을 둘러싼 보수파와 중도파 간 파워 게임이 시작 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 중진인 스펜서 바커스(알라바마) 하원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지했던 상원 의원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에서 패하지 않았다면 상원도 공화당 수중에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장악 실패의 책임을 티파티의 아이콘인 페일린 전 주지사에게 전가한 것이다.

델라웨어 주의 크리스틴 오도넬, 네바다 주의 쉐런 앵글, 콜로라도 주의 켄 벅 등 자질이 부족한 후보들을 티파티가 지지하는 바람에 오히려 민주당을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바커스 의원은 이 지역들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50석 대 50석 구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티파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짐 드민트(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 의원은 지난 7일 NBC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티파티 운동의 열정이 공화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의 상원 장악 실패를 놓고 당 내에서 책임론이 일고 있다며, 현역 의원들을 물리쳤지만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티파티 후보들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 전략가들은 티파티의 에너지가 당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티파티와 가까운 후보들 상당수가 패배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크리스틴 오도넬, 쉐런 앵글, 켄 벅 등 선거에서 패배한 티파티 후보들의 득표율이 같은 주의 부주지사, 검찰총장, 주무장관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의 득표율에도 못 미친 점을 감안하면 후보 자질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다른 공직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의 득표율에 현저히 못 미치는 득표로 낙선한 티파티 후보들이 적지 않으며 “티파티 후보가 아니었다면 공화당이 이겼을 수도 있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공화당 내 중도 성향의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 의원은 10일 메인 주의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일린은 팍스 뉴스에서 이름을 날리는 논평가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게 알맞다”며 “나라를 통치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은 훨씬 더 쉬운 일”이라고 말해 페일린 전 주지사가 대통령감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원 장악 실패에 따른 책임론과 페일린의 대선 후보 자질론은 2012년 대선까지 계속될 차기 의회에서 공화당 내 권력 투쟁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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