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 Mt. Lafayette 바람의 딸 한비야와의 특별한 산행 |
보스톤코리아 2010-08-16, 10:33:30 |
45명이라는 인원수에 걸맞게 이번 산행은 총 세 조로 구성되어 진행되었습니다. C조는 Mt. Lafayette의 Greenleaf Hut(4200ft)까지, B조는 Greenleaf Hut을 지나 Mt. Lafayette(5260ft)의 정상까지, A조는 Mt. Lafayette을 지나 Mt. Lincoln(5089ft)을 거쳐 Little Haystack(4760ft)을 돌아내려오는 여정을 잡았습니다. 특히 A조가 등반한 경로는, 비록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Mt. Washington도, 최고의 관광객을 기록하는 Mt. Monadnock 도 아니지만, 보스턴산악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트레일입니다. 그래서 몇 달만에 산에 오르는 저였지만 과감하게 A조로 지원, 그 트레일이 사랑받는 이유를 공감하고 그 트레일을 사랑하는 일원이 되었습니다. 허나 수많은 사랑의 과정이라는 것이 의례 그렇듯, 등산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Mt. Lafayette에 오를 때는 ‘아, 아직 젊은 놈이 좀 창피하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나온 거니까 Mt. Lafayette까지만 가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을, 그 매혹적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 한숨 돌리고 바라본 풍경은, Mt. Lincoln을 거쳐 Little Haystack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아름다움은 오늘 당장 죽을 듯이 힘들어도, 용기 있게 결단하고 과감하게 실행해서 내 가슴에 품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마치 거절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혼신의 힘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야만 얻을 수 있는 사랑처럼. 날씨는 우리 편이었습니다. 다소 습하기는 했지만, 너무 강렬한 햇빛도 없어 하늘아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능선을 걷기에는 좋았습니다. 지난 몇 주간 미국 동부를 당혹케 했던 무더운 더위는 자연에게는 그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양분일 뿐이었는지, 나무들은 그 푸르름을 여지없이 뽐냈습니다. Little Haystack을 지나 내려가는 길에 만난 작지만, 알찬 폭포 앞에서는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조원들 모두 날아갈 듯한 기쁨을 참지 못하고 하늘로 뛰어올랐습니다. 산을 내려와 모두들 만나 얘기를 나눠 보니, 이번 산행은 회원들 모두에게 힘든 산행이었지만, 동시에 회원들 모두에게 적합한 산행이었습니다. 모두들 큰 부상 없이 지친 몸으로, 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집결지로 향했습니다. 등산의 시작과 끝에서 그리고 등산의 사이사이, 한비야님은 회원님들과 “다정함”을 화두(畵頭, 주석 참조)로 회원님들을 환한 미소, 넓은 마음, 긴 팔로 끌어 안아주시며 사진을 찍고, 일일이 이름을 물어 사인도 해주셨습니다. 한비야님께서 보스턴에 오셔서 하신 여러 강연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메세지는, 우리들 모두에게 심어주고 싶으셨던 메세지는, 작게는 직업선택의 순간에 크게는 삶이라는 선택에서 기억하길 원하셨던 메세지는 “바로 이 일이 제 가슴을 뛰게 하니까요”였습니다. 돈이 아닌, 명예가 아닌, 가슴 뛰는 삶을 사는 것이 참다운 인생 아니겠냐는 거죠. 아, 그런데 어쩌죠, 한비야님? 보스턴산악회와 함께 산을 오르는 것은 항상 제 가슴을 뛰게 하는 걸요!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느냐며 울먹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변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변화하지 않는 속에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항상 다른 옷으로 갈아 입고 우리를 기다리는 저기 산들처럼 말이죠. 지난 1년간 열배가 넘는 크기로 성장했으면서도 여전히 순수하게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거짓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초심을 갖고 있는 여기 보스턴산악회처럼 말이죠! 주석.) 화두(話頭)란 대화 혹은 생각의 주제거리 정도의 의미입니다. 대화의 話를 그림의 畵로 대치해서, 사진의 주제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입니다. 이제 영어에 익숙하신 분들을 위해 분명 다 이해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행여 하는 노파심에 주석을 달았습니다. 보스턴산악회원 박선웅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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