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과 점(占) : 무당의 점-3 |
보스톤코리아 2010-08-09, 11:03:52 |
얼마나 성미가 급했으면 결승전의 승패를 바다의 미물인 문어에게 점을 치게 하였을까? 참으로 웃기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점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니 맞을 수도 있다. 그 확률은 5 대 5이다. 설사 문어가 그것을 맞췄다고 해도 신통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미신이라고 점쟁이만 탓할 것은 못 된다는 것이다. 재난과 우환이 닥치면 어찌할 줄을 몰라 미신인줄 알면서도 답답하고 걱정이 되어 점쟁이를 찾아 그 결과를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무당이나 판수는 점을 친다고 하면서 사람의 약점을 미리 알아차리고 그럴 듯하게 말을 꾸며서 그 사람의 운명을 설명하는가 하면 불행이 닥쳐와서 재앙과 환란이 겹쳤다고 하여 사람을 놀라게 하는가 하면 당치도 않게 귀신이 노여움을 샀으니 살풀이를 하지 않으면 큰 화가 미칠 것이라 하면서 엄청난 사례를, 요구하거나 후한 복채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1895년 경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의 여성 언론작가인 이사벨라는 조선 기행에서 말하기를 1895년 청일전쟁 무렵에 조사된 바로 한국사람이 연간 무당과 판수들에게 지불하는 금액이 무려 25만 달러나 되었다고 하였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던 당시에 한국 사람이 무속을 위하여 바친 금액이 그렇게 많았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무당의 귀신숭배사상인 무속신앙은 오랜 역사를 통하여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8•15 해방 전까지만 해도 귀신이 아닌 것이 없었으며 귀신이 없는 곳이 없었다. 산신당, 성황당, 도깨비, 심지어는 몽달빗자루에까지 귀신이 붙어 있었고 부엌의 부뚜막에도 귀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많던 귀신이 지금 다 어디 갔느냐는 것이다. 1992년 하버드 대학교 연경도서관을 정년퇴임하고 서울의 단국대학교에 잠시 나가 있을 때이다. 한강 너머에 숙소를 정하고 이른 아침과 저녁 늦게 마포대교를 건너오다 보면 서강과 마포 일대의 고층건물에 십자가의 네온이 밤하늘에 빛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갔는지 종적을 감추었고 마포 서강, 서대문 밖의 녹번동 등 서울 근교에서 끊임없이 들리던 무당과 판수의 꽹과리와 북소리는 들리지 않고 자동차들이 열을 지어 강변의 대로를 새벽길이 마다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8•15 해방 후 서구문화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기독교 신앙이 자리를 잡게 되자 재래의 무속신앙인 무당과 판수는 그 자취를 감춘 것 같다. 문화가 고도로 진전된 현대 한국사회에 있어서 무당의 무속신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것 같다. 하기야 현대문명인으로서 차원이 높고 참 진리인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여 올바른 종교사상을 가진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무속을 원시적인 샤머니즘이라고 하여 무시하고 버릴 것이 아니라, 우리 옛 풍속으로 오히려 그것을 예술로 승화하여 아름다운 우리 민족문화로 재생산하여야 한다는 말이 없지 않을 것 같다. 점 중에 가장 스스럼없이 보게 되는 것이 운세점과 사주점이다. 운세점과 사주점은 희망을 말해주는 것으로 자연히 마음을 끌게 마련이다. 옛날 선비들도 무당이 하는 잡점은 미신이라고 무시했지만 사주점만은 마다하지 않고 역술가를 불러 운세를 알아보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근래에는 사업가나 정치인들이 사업문제나 정치적 문제를 가지고 사주쟁이나 역술가를 찾아 그 길흉을 알아보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사주점은 대주(大主)의 생년월일 즉 사주(四柱)를 5행의 이치에 맞추어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점술이다. 말하자면 수, 화, 목, 금, 토의 상생(相生)의 법칙인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의 원리에 따라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점술인 것이다. 사주점으로 흔히 보는 것이 궁합이다. 궁합은 신랑이 될 사람이 약혼에 앞서서 간지에 자기의 생년월일을 적은 사주단자(四柱單子)를 신부 댁에 보내면 신부 집에서는 그것을 가지고 시집 보낼 아가씨의 사주에 맞추어 궁합을 보게 된다. 그런데 상생의 기(氣)인 남녀가 서로 합하게 되면 길하여 행복하게 되고 상극(相克)의 기인 남녀가 서로 합하게 되면 불길하여 환란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갑자생(甲子生) 쥐띠인 남자와 경오생(庚午生) 말띠인 여자가 결혼하게 되면 상극인 수극화(水克火)의 결합이므로 5행상 상극이기 때문에 궁합이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이다. 1930년 출생은 경오생(庚午生) 말띠이다. 이해에 난 여자를 특히 백말띠라고 하여 혼인을 꺼려했다. 하지만 경오생 백말띠 여자가 하나 둘이겠는가. 백말띠도 다 시집을 잘 가서 아들 딸 낳고 부부해로 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요즘에 보면 신랑이 결혼식 전에 신부에게 주는 예물채단과 패물을 넣은 폐백함에 사주단자를 함께 넣어 보내는데 그것은 잘못된 일인 것이다. 약혼이 이미 성립되어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이 신부에게 보내는 폐물의 폐백함에는 신랑의 성함과 예물의 품목만을 적은 단자를 넣어 보내면 될 것이다. 종래로 약혼을 위해서 보내지던 신랑의 사주단자에 신랑의 건강진단서를 첨부하여 신랑의 개인정보를 알려 주는데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기야 궁합은 사주를 가지고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랑 될 사람의 인품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사주점은 주역의 음, 양 사상과 5행 법칙의 결합을 가지고 운세와 길흉을 알아보는 점의 방법이다. 5행의 법칙에 대하여는 뒤에서 주역을 말할 때 다시 알아보기로 하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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