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혐의로 하원 윤리 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의원(사진 왼쪽)과 찰스 랭글 의원.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올해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연달아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미리 차단하려는 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해당 의원의 사퇴를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직 하원의원으로는 최다선인 20선의 찰스 랭글(뉴욕) 의원은 개인 비리 등의 혐의로 지난 29일 하원 윤리 위원회에 제소 되었다. 랭글 의원은 도미니카 공화국 소재 휴양 시설의 임대료 수입과 지난 10년간 재산 공개 과정에서 6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누락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랭글 의원은 이밖에 뉴욕 랭글 센터 기금 모금, 원유 회사 세금 혜택 등과 관련해 부정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각 4명으로 구성된 조사 위원회는 앞으로 랭글 의원의 위반 사항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진행하게 되며, 의회는 조사 위원회의 보고서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9일에 시작된 조사 위원회의 청문회에 당사자인 랭글 의원은 출석하지 않았다. 랭글 의원의 측근들은 랭글의 의원의 대리인과 조사 위원회의 변호사들 간에 사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랭글 의원이 사전 합의를 통해 13개 항의 위반 사항 가운데 몇 개 조항 위반에 동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랭글 의원은 사전 합의를 통해 조사 위원회가 제시한 위반 사항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정하거나 현직에서 사임할 경우 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수 있었으나 이를 거부해왔다. 랭글 의원은 지난 2월 윤리 규정 위반 혐의가 제기 되면서 하원 세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사 위원회의 마이클 맥컬 의원(공화)은 “랭글 의원에게 조사 단계에서 사전 합의의 기회가 주어졌으나 그 단계는 이미 지났으며 이제 우리는 재판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랭글 의원은 오랜 기간 훌륭하게 의정 활동을 해온 의원”이라면서 “그의 윤리 위원회 회부는 매우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는 랭글 의원이 품위 있게 의원직을 마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윤리 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 하원 윤리위원회는 2일 “워터스 의원이 2008년 9월 당시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요청해 자신의 남편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은행 측과 재무부 관리들의 면담을 주선했다”며 “면담 후 이 은행은 정부에서 1,210만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것으로 확인 됐다”고 밝혔다.

흑인 여성으로 10선인 워터스 의원은 재무위원회에 소속해 있으며 소수 인종이 운영하는 은행들의 입장을 주로 대변해 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은행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주식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금융 위기 발발 당시 파산위기에 빠졌다.

워터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소수계 은행을 도운 일로 어떤 혜택도 받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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