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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설 도중 고함을 지르고 있는 윌슨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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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짓말 한다’며 고함을 질러 거센 비난을 받았던 공화당의 조 윌슨(사우스캐롤라이나, 4선) 하원의원에게 정치 후원금이 모이고 있다. 윌슨 의원은 지난 9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의료보험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던 오바마에게 고함을 지른 뒤 당 안팎의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윌슨은 오바마의 연설이 끝난 뒤 램 이마뉴엘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했고,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했던 점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윌슨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윌슨 의원은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보험 개혁 방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둬들이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는 사과 성명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적절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의료보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함 사건 이튿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의료보험의 핵심 논란에 대해 내 감정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위험한 계획을 막기 위해 머뭇거리지 않고 더 크게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상황은 반전돼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윌슨 의원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형국이 되었다. 고함 사건 이후 주말 사이에 모금된 후원금이 75만 달러에 달했고, 이번주 초에는 지난해 후원금 총액과 맞먹는11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윌슨 의원에 대한 이같은 후원금 쇄도는 고함 사건 이후 그의 지역구 경쟁자인 민주당의 롭 밀러에게 100만 달러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는 데 따른 보수층 유권자들의 반발심리도 크게 작용했다.
보수층 유권자들의 격려에 힘을 얻은 윌슨 의원의 태도는 이전보다 더욱 강경해졌다. 그는 백악관 사과와는 별개로 의원의 품위를 손상시킨 점에 대해 의원들 앞에서 공개 사과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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