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스너 재무장관 첫 방중
보스톤코리아  2009-06-08, 09:29:10 
가이스너 미 재무장관이 지난 2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갖는 모습
가이스너 미 재무장관이 지난 2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갖는 모습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티머시 가이스너 재무장관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박 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3일 저녁 중국을 떠난 가이스너 장관은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유럽의 경제 대국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듯 중국과도 그러한 관계를 이뤄가고 싶다”며 “지난 10년간 양국 무역 분쟁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스너 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중국이 보유 중인 미국 자산(채권)은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투자한 미국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강한 달러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방문은 양국 간 전략경제대화를 통한 협력을 증대하기로 하면서 막을 내렸다. 가이스너 장관은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고 저축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도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소비형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오는 7월 말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방중 기간 내내 가이스너 장관은 조심스런 자세를 유지했다. 이는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기 때문.

최근 수개월 동안 중국에서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으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면서, 보유 중인 미국 투자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게다가 최근 미 국채와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난감한 상황에 가이스너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하게 됐다.

달러화 지수는 월간 기준 25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9개월 이래 최고치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가이스너 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미국 자산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중국의 환율 정책 등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안과 관련한 언급은 피했다.
이같은 저자세는 가이스너 장관의 연초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1월 가이스너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수 경제학자들의 결론에 의거해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여긴다”는 강경한 발언으로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도 직접적으로 반격하며 긴장이 조성됐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은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빌려줬고, 이에 따라 당연히 우리 자산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재정 적자는 올해 GDP의 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또 증시가 상승 추세에 놓여 있어, 미 국채와 달러화 등 안전 자산의 투자 매력은 경감하고 있다. 지난 1분기말 현재 7,680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투자 가치 하락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가이스너 장관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이스너 장관이 중국의 자산을 보증하겠다는 발언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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