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만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보스톤미술관의 고려시대 사리 
보스톤 미술관 한국 조계종에 고려시대 사리 5점 기증
보스톤미술관, <반환>아닌 자발적 기증, 부처님오신날 이전 귀국 기뻐
15년 만에 사리는 기증, 사리구는 대여, 문화재청 입장변경으로 타결
보스톤코리아  2024-04-18, 16:43:18 
보스톤 미술관은 16일 세 부처와 고려시대 선사들의 사리(사진 가운데 박스)를 한국의 조계종에 돌려보낸다. 이 사리들을 담고 있는 큰 사리구(사진 오른쪽)과 라마탑 모양의 작은 사리함은 보스톤 미술관이 한국에 대여 하며 추후 이를 한국실에 전시할 계획이다.(사진= MFA 제공)
보스톤 미술관은 16일 세 부처와 고려시대 선사들의 사리(사진 가운데 박스)를 한국의 조계종에 돌려보낸다. 이 사리들을 담고 있는 큰 사리구(사진 오른쪽)과 라마탑 모양의 작은 사리함은 보스톤 미술관이 한국에 대여 하며 추후 이를 한국실에 전시할 계획이다.(사진= MFA 제공)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보스턴 미술관(MFA)이 세 부처와 14세기 고려시대 선사들의 사리를 대한불교조계종에 기증, 85년만에 한국의 품으로 돌려 보낸다. 

보스톤미술관은 4월 16일 조계종과 주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종교 의식을 갖고 불교의 성물인 사리의 기증을 완료했다. 

이번에 기증되는 사리는 세개의 유리구와 청동구 그리고 작은 조각들이다. 박물관은 14세기 고려왕조시대의 금빛 사리구에 담겨 있는 사리들을 1939년 딜러인 야마나카앤컴페이오브보스톤으로 구입했다. 이 큰 사리구가 ‘은제도금 라마탑형사리구’다.

이 큰 사리구 담긴 작은 사리함들은 라마탑 모양으로 사리를 안에 담고 있으며 여기에는 한자로 석가모니 진신사리, 카사파 부처 그리고 다팜카라 부처뿐만 아니라 나옹(1320–1376), 지공 선사(1363)의 사리로 새겨져 있다. 

매튜 타이텔바움 보스톤 박물관장은 “조계종단, 대한민국 문화재청,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일하게 돼서 영광이었다. 종교적으로 소중한 의미가 있는 사리들을 기증하게 돼 매우 뜻깊다”라며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성명서 통해 밝혔다. 

조계종은 보스톤미술관에 기증에 대한 감사패를 선물했다. 사리는 귀국 다음 날인 4월 19일, 조계종 총무원에서 이전을 알리는 간단한 종교의례를 거친다. 이후 회암사에 안치되며 5월 15일 석탄일 이후 공개 전시된다. 

한국 불교계는 지공 선사가 창건했다는 양주 회암사를 원 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 말 나옹 선사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으로 유출된 경로는 도굴 후 고물상에 넘겨진 것으로 일부 주장되지만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리들의 반환은 지난 2008년 11월 문화재제자리찾기 당시 사무총장 혜문 스님(봉선사)이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에서 ‘회암사유물반환추진위’를 결성하고 2009년 1월 미술관에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인터넷 신문 뉴스로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톤미술관측은 사리들의 보관함인 사리구를 제외한 사리들을 반환할 수 있다면서 한국정부의 한국 문화부 장관이나 문화재청장이 사리만의 반환을 승인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사리구없이 사리를 받지 않겠다고 주장해 지난해까지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 

그 이후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김건희 여사가 미술관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물꼬가 트였다. 문화재청이 사리 및 사리구의 일괄 반환에서 사리의 우선 반환으로 기존 입장을 변경하면서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

한국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재청은 사리구의 임시 대여가 이뤄지면 국내 반입 기간 동안 보존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응천 청장은 “약 100년 만에 국내에 들어와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면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보스턴미술관과의 상호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스톤미술관 케런 프래스코나 대변인은 “(15년간 교착됐던 협상이) 보스톤미술관, 조계종 그리고 문화재청 모두가 합의해 기증하게 됐다. 16일 사리기증 예식은 MFA에 극히 의미있는 행사였으며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사리들이 돌아가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조계종 문화부 혜공 스님은 "조계종과 문화재청, 주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다. 무엇보다 종교적 정서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존중해준 MFA에 아낌없는 감사를 표한다."라고 성명서를 통해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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