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바디에섹스박물관 관장 "한국갤러리 2025년 개장" 발표
한국 갤러리 2012년 박물관 재단장시 임시로 문닫아
2003년 이민1백주년 기념과 맞춰 유길준 갤러리 개장
보스톤코리아  2022-12-01, 18:45:25 
11월 6일 샐럼 소재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을 방문한 보스턴한미예술협회 관계자들, 한국예술품 연구진들과 린다 하티겐 관장(사진 가운데 녹색 의상)과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림 교수 등이 함께 기념촬영을 가졌다. 뒤에 장승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 Rob Strong
11월 6일 샐럼 소재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을 방문한 보스턴한미예술협회 관계자들, 한국예술품 연구진들과 린다 하티겐 관장(사진 가운데 녹색 의상)과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림 교수 등이 함께 기념촬영을 가졌다. 뒤에 장승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 Rob Strong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보스톤 동북부 샐럼에 위치한 피바디에섹스박물관(PEM)이 한국 예술품 및 유물만을 전시하는 한국갤러리를 2025년 개관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유길준관을 보유했던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13년만에 다시 한국 갤러리를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피바디에섹스박물관 린다 하티겐 관장은 지난 11월 6일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림 다트머스대학 교수, 그리고 보스톤한미예술협회 관계자 등이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국립미술관의 기금지원을 받아 한국 예술품을 관리하는 코리안아트 큐레이터를 고용할 계획이며 이 큐레이터는 2025년 개관하게 되는 한국 갤러리에서 일하게 될 것”고 밝혔다. 

하티겐 관장은 “비록 한국 유물이 현재도 전시되어 있지만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한국 예술품만을 단독으로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를 기대하고 있으며 2025년 개장에 앞서 좀더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티겐 관장의 발표에 이날 방문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박물관 측은 한국 갤러리가 어디에 위치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과거 유길준관처럼 1층에 위치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커보이며 현재 한국 유물이 간략하게 전시되어 있는 공간의 근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티겐 관장은 PEM의 최초 여성관장으로 지난해 8월 임명된 신임 박물관장이다. 부임 직전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토론토 소재 로열온타리오박물관의 부관장이자 뮤지엄큐레이터협회 이사였다. 흥미로운 점은 하티겐 관장이 한국 예술품 전용 갤러리, 유길준관이 개관됐던 2003년 PEM의 수석 큐레이터였다는 것이다. 하티겐은 2016년 부관장에 오를 때까지 PEM에 머물렀었다. 

피바디에섹스박물관 관장이 직접적으로 한국관의 개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PEM의 아시안갤러리 큐레이터였던 데이지왕씨가 지난 2019년 “2012년 박물관 재단장을 위해 임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한국 갤러리를 2020년 재개관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 등으로 2020년 재개관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국 유물들은 박물관의 샐럼 스토리(Salem Stories) 전시물 중 K 부분에 갓, 악기 등의 한국 유물이 몇 점 전시되어 있다. 

유길준의 실제사진으로 샐럼에서 촬영했다

한국 예술품 연구진들이 유길준의 서신을 들여다 보고 있다

현재 '샐럼 스토리스' 전시라인 알파벳 순서에서 K에 전시된 한국 예술품들

한국교류재단도 한국관의 2025년 재개장 계획을 확인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DC 사무소 배성원 소장은 올해 초부터 PEM 측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한국 갤러리의 재개관을 조율했다. 배 소장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교류재단은 빠른 시일내에 피바디 박물관에 한국 갤러리가 만들어지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이와 관련해 “보스톤 총영사관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 

배소장에 따르면 유기준 총영사는 박물관장을 두차례나 만났으며 한국 갤러리의 재개관 작업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요청했었다. 한국 갤러리의 재개관은 한국교류재단과 보스턴총영사관의 발빠른 노력과 새로 부임한 PEM박물관장의 적극적인 자세로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한국 갤러리의 재개관에는 한인사회의 문제 제기가 밑거름이 됐다.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보스톤한미예술협회(회장 김병국)다. 올해 초 샐럼 주립대학 전명희 교수가 미술관측에 한국 갤러리 개관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며 예술협회 측에 알렸다. 올해 1월 초 줌 회의를 통해 이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고 참가자들이 임무를 분담해 이 문제를 PEM, 한국교류재단 그리고 총영사관 등에 알리도록 했었다. 

한국 예술품 전용 갤러리가 2025년 개관되면 한인들은 그동안 아주 제한적으로 볼 수 있었던 한국 예술품 사진, 민화 등의 유물들을 방문하면 바로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PEM의 유길준 갤러리로 명명된 한국 갤러리는 지난 2003년 한국교류재단과 PEM이 절반씩 부담해 약 2500스퀘어피트 규모로 1층에 설립됐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인 PEM은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2,000여점에 달하는 조선 말기 한국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당시 코리안아트 큐레이터였던 수잔 빈씨는 “이 유물들은 19세기 모스관장과 한국의 유길준 사이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었다. 

주요 한국 유물은 민화 3점, 점포 깃발, 전통혼례복, 여성 복장, 부채, 갓, 담배, 복주머니, 버선 등의 조선 말기의 생생한 생활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따르면 특히 가치가 있는 것은 한국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과 고종을 비롯한, 흥선대원군, 유길준, 보빙사 등의 실제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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