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머리도 못감았다"
보스톤코리아  2008-12-19, 17:38:01 
지난 12일 뉴잉글랜드 일대를 휩쓴 폭설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이번 주말 12인치 가량의 폭설이 더 올것으로 예상돼 주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뉴햄프셔 허드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H씨는 "도시가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조용하다. 다행히 내가 운영하는 식당은 전기가 들어와 영업은 할수 있지만, 이웃 한인세탁소는 벌써 7일째 가게문도 열지 못하는 형편이다"라며 우려섞인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그녀는 지난 주말내내 이불 3채를 꺼내 덮고 전기도 없는 깜깜한 집에서 손전등에 의지하며 몇날을 지냈다고 말했다.

"이웃들 중 대부분이 MA주의 친구들이나 친척집으로 옮겨 지내고 있다. 이곳에서 운전으로 20-30분 떨어진 곳에 사는 한인들은 물도 전기도 전화도 없이 외부와 완전히 두절된채로 대책반만 기다리고 있다"며 H씨는 전기가 들어오는게 이렇게 감사하게 느껴진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현재 뉴햄프셔와 MA주 경계선에 위치한 피츠윌리엄 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노인회의 민유선회장의 형편은 더욱 안타깝다. "벌써 한주째 머리도 못감고 마실 물도 없는 상황인데 다행히 이웃들과 저수지에서 길어온 물을 나눠가며 버티고 있다. 근간이 베이글로 허기를 채웠는데 지하실에서 찾아낸 오래된 석유난로 덕분에 며칠전부터 간신히 밥은 지어먹고 있다. 난로 위에 5시간이상 쌀과 물을 섞어 올려놓으면 먹을 만한 쌀죽이 만들어지는데 김치와 참기름 넣으면 꽤 그럴싸한 식사"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민 회장은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 이용인데 물이 안 내려가서 난감하다"며"더 큰 폭설 피해를 본 한인들이 많은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걱정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두워지면 촛불과 달빛을 불빛삼아 지내고 있다. 문득 중고교 시절 난로위에 철제밥통을 데워 교우들과 나누어 먹던 추억도 떠오르고, TV도 인터넷도 없어 남편과 오손도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위로가 된다"며 곤란한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MA주에서 폭설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우스터. 다행히 우스터지역의 한인들은 "전력은 며칠전 회복됐다. 지지대 파손때문에 케이블과 인터넷 연결이 지연되는것 외에는 아주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지않다"고 전했다. 어양씨는 "아침에 컴컴한데서 샤워한게 가장 불편했다"고.

또 다른 우스터 거주 한인 손영진씨는 "가게는 전기가 들어와 다행히 영업은 했는데 지난 월요일까지 전화가 불통이어서 고충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편 우스터에 거주하는 한 한인 가족은 “가족 모두 호텔 신세를 져야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말해 피해의 심각성을 주지시켰다.

MA주 전기공급사들은 지난 수요일까지 전기공급을 받지 못한 세대를17,218가구로 측정했다. 전기공급사는 피츠버그지역 일대는 목요일, 타운샌드와 루낸버그는 금요일, 애쉬바이 지역은 이번 주말까지 복구될것으로 발표했다.

반면 이번 폭설로 가장 피해가 컸던 우스터 시의 완전한 복구는 다소 지연될것으로 보고했다. 우스터 시 담당자 마이클 오브라이언은 "지금까지의 피해는 앞으로 예상되는 금요일 밤의 12인치가량의 폭설에 비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며 우스터시의 주차금지를 오후4시를 기해 풀었다고 발표했다.

우스터 시 담당자들은 주민들에게 전력복구팀의 수월한 소통을 위해 집주변 도로를 쓰러진 나무 잔해로 막지말것을 당부했다. 인근지역의 학교들은 이미 학교통학버스의 운행이 위험할 것으로 보고 학교를 닫은 상태이다.

새벽 내 쏟아진 얼음비와 눈으로 통근자들의 아침 도로상황을 열악하게 한 로웰지역은 제설기와 모래차를 동원해 도로를 치우고 있다. 다행히 사우스 쇼어와 캐이프 지역은 비가 내려 큰 피해가 없었다.

MA하원의장 살베토르 드매시는 폭설로 인한 피해 비용을 2000만 달러로 추정하고 주 정부17억불의 상당의 rainy day fund를 사용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김수연 editor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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