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명물 감자 깎는 할아버지
보스톤코리아  2008-11-10, 23:42:20 
뉴욕 유니언 스퀘어에서 간이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감자 껍질을 깎는 74세의 할아버지 조 아데스씨. 뉴욕 시내 곳곳에서 자리를 바꿔가며 좌판을 펴는 이 노점상 할아버지는 사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가 중 하나인 뉴욕 맨하튼 파크 애비뉴에 침실 3개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거부다.

아데스씨는 평상시 고개를 숙인 채 감자나 당근 껍질을 벗기며 신나게 혼잣말을 한다. 사람들이 모여들면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파는 스위스제 야채 껍질 깎이로 한번 당근 껍질을 벗겨보라고 권한다. "이 야채 껍질 깎는 칼은 스위스제로 하나에 5달러"라는 흥얼거림도 잊지 않는다.

5달러를 내미는 한 아주머니의 손을 외면하는 아데시씨는 "결코 녹이 슬지 않는 이 껍질 깎이를 왜 여러 개 사야 할까요? 친구들에게도 줘야지"라며 특유의 장사 수완을 발휘한다. 아데스씨가 야채 깎는 칼을 팔기 위해 하루 종일 벗겨낸 감자와 당근 껍질만 사과 상자 다섯 개 분량이다.

하지만 해가 지고 장사를 접은 뒤 아데스씨의 생활은 노점상과는 전혀 다르다. 자신의 고급 아파트 복도에는 값비싼 미술작품이 가득 걸려 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맨하튼의 최고급 호텔인 피에르의 레스토랑이나 장 조르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샴페인 뵈브 클리코를 마신다.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하는 저녁 한끼는 100달러를 훨씬 넘는다.

그에 대한 얘기는 이미 2006년 8월 고급 교양지에 소개됐고, 이후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되어 뉴욕에서도 명물이 됐다.

7남매 중 막내였던 그는 15세 때부터 노점상으로서 소질을 보였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폐허 속에서 찾아낸 낡은 만화책이 그의 첫 상품이었다. 그는 타고난 말솜씨와 재치로 2월에도 철 지난 크리스마스 트리를 팔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계속 노점상으로 탄탄대로를 걷다가 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왔다.

아직 아데스씨가 하루에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이윤이 남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아데스씨는 그저 "60년 동안 손으로 모은 푼돈을 절대 무시하지 말라"고 말할 뿐이다. 또한 "행복의 비밀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자신만의 인생관을 털어 놓았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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