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그에 따른 연봉 (2)

지난 칼럼에서 업종별 교육 기간과 평균 연봉의 일반적인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본적으로 직업을 갖고 돈을 벌 수 있기까지 최소한의 필요 교육 기간이 긴 직업들 즉, 오랜 이론 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하는 전문직일수록 더 높은 대우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4년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에서 관련 학위를 딴 후에 추가적인 훈련까지 해야 하는 의료 계통이나 법 계통의 직업들(의사, 약사, 판사 등)이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반대로 예술적인 감성과 실질적인 경험을 더 중요시 하는 감독이나 디자이너, 작가 등은 실제로 ‘일’을 하며 필요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은 짧은 편이다. 이런 직종은 법으로 정해 놓은 의무 교육 기간이나 실무 훈련 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평균 연봉은 낮은 편이지만 같은 직종이라도 사람마다 그 수입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공하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의 수입은 천지차이가 나는 것처럼 말이다.

들어가는 시간과 돈에 비례해 평균 연봉이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면 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의 수입 차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똑같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받아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도 전공에 따라 받게 되는 현실적인 연봉은 많이 다를 수 있다.

 *평균 초봉: 해당 전공자가 받는 연봉의 중간값. 즉, 같은 학위를 이수한 사람들 중 반은 연봉 중간값 이상, 반은 중간값 이하를 받고 커리어를 시작한다.

<표 1>은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이 발표한 자료로, 일을 처음 시작하며 받는 초봉이 높은 전공들 순위이다. Engineering(공학) 계통 전공들이 상위 10권 이내에 8개나 있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는 학문의 이론이나 탐구에 더 집중하는 순수 학문(예를 들어, 수학, 철학, 심리학, 물리 등)에 비해 추가 훈련 없이 실제 업무에 바로 투입 될 수 있는 응용 학문(Applied Science) 전공들이 더 높은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적어도 졸업하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은 말이다. 하지만 커리어가 쌓이면서 연봉이 인상되는 폭을 보면 또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커리어 평균 연봉: 커리어의 중간 시점에서의 연봉 중간값. 업종에 종사하는 기간이 20년이라면 10년차 때의 평균 연봉을 말한다.
*2. 연봉 인상률: 초봉과 커리어 평균 연봉과의 차이. 해당 업종에서 처음 받은 연봉이 커리어 중간 시점에서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낸다.

오히려 경력이 쌓이고 커리어가 진행되며 연봉의 인상폭이 가장 높은 전공들은 초봉이 높은 응용 학문과 정반대인 순수 학문들 위주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순수 과학(Pure Sciences)인 물리학과 화학을 포함해 기초 학문인 수학과 철학, 경제학 전공자들은 연봉 인상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커리어 평균 연봉 또한 꽤 높은 편이다. 이는 두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데 하나는 기초 학문은 넓은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 전공을 기본으로 높은 수준의 계산을 요구하는 정보 처리 업종이나 외환 혹은 금융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둘째, 어떤 이론이던 깊게 탐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실생활에 응용시키기 위해선 바탕이 되는 기초가 중요하다. 탄탄한 기본기가 있다면 학부를 졸업한 후에 다른 전공을 선택해도 훨씬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의대에 진학하거나 정치학을 바탕으로 변호사가 되는 예를 종종 볼 수 있듯이 말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소위 말하는 ‘돈 잘 버는 전공’과 직종별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오승준(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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