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는 마음
신영의 세상 스케치
보스톤코리아  2023-06-12, 10:41:40 
길을 걷다 산책길에 나무들을 만나면 어찌 그리도 모양새나 색깔 나무껍질의 무늬마저도 제각각인지 모를 일이다. 멀리서 보면 모두가 '나무 색깔'이라고 여겨지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그 모양이나 무늬가 참으로 신기하다. 어느 나무들은 울퉁불퉁 잘려져 나간 모양처럼 고목도 아닌 것이 고목인 모양으로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나무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훅 뚫리는 느낌이 들게도 한다. 모두 남의 눈치가 아닌 각자의 생김새와 방법대로 생명을 유지하며 사는가 싶다. 

우리는 모두 이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제 색깔과 모양과 무늬와 목소리를 내며 사는 것이다. 때로는 그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할 때 마음의 병도 되고 몸의 병도 되는 것이리라. 그것 또한 자신의 몫인 것이다. 곁에서 제아무리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남을 챙기는 일보다 우선 나 자신을 먼저 제대로 잘 보살피며 사는 일이 상대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는 일인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 대한 서운함이 있다고 얘기한들 얼마나 자식에게 마음이 전달될까 말이다.

아내가 아프다고 남편이 아프다고 안쓰러운 마음이야 있지만, 당자자의 그 아픔을 서로가 어찌 알겠는가 말이다. 아픈 사람의 서러움만 더욱 커진다. 몇 년 전 늦가을 새벽 골프를 즐기다가 허리에 무리가 왔던지 다리가 아파 1년을 고생한 때가 있었다. 그 아픔은 남편이나 자식 그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다. 괜스레 짜증만 나고 속만 상하고 서운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건강에 대한 나의 인식은 아주 많이 바뀌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우선 나 자신의 건강을 잘 챙기기로 말이다.

옛말에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어른들이 쉬이 '아이고, 죽겠다!'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자식이 얼마나 많을까. 건성건성 듣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니 내 몸 내가 잘 챙겨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한다. 누군들 아프고 싶어서 아플까. 내색하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앓는 소리를 참아보려다가도 할 수 없이 새어 나오는 신음을 어찌하란 말인가. 누군들 젊은 시절이 없었을까. 그 펄펄하고 건강했던 시절이 왜 없었겠는가. 그러나 늙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찌 그 마음을 알까.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나 지인한테도 적당하게 하자. 그 무엇일지라도 오버하지 말자.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만큼이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형제.자매도 그렇지만 친구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형편에 있거나 환경이 좋지 않을 때 돕게 되지만, 정도를 넘으면 서로 불편한 관계로 흐르기 쉽기 때문이다. 친절하게 잘하다가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되면 그 친구는 서운함에 새로운 아픔의 골이 생기는 것이다. 관계란 이렇듯 참으로 어려운 숙제임이 틀림없다. 다만, 내 마음에서 우러난 진실과 행동으로 최선을 다했으며 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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