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4세 풍월주風月主 천광공天光公(1)
보스톤코리아  2022-03-28, 11:21:23 
김천광의 생몰년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런데 그의 출생연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 전한다. 천광은 김흠순이 19세 풍월주로 재임할 때 14살의 나이로 화랑에 입문하였다. 김흠순은 629년 풍월주에 취임하여 632년까지 그 위位에 있었으니 이를 근거로 계산해 보면, 김천광은 615~618년 사이에 태어났다. 아름다운 얼굴에 교태마저 잘 부려 마치 여자와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협기가 왕성하여 외유내강형의 상랑上郞으로 많은 화랑들이 그를 따랐다. 특히, 그가 풍월주로 화랑을 이끌고 있을 당시인 647년1월에, 상대등 비담이 염종의 군사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이때 그는 대장군 김유신을 도와 최선봉에 서서 화랑들을 지휘하여 염종의 군사들을 진압하고 난을 평정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담과 염종의 반란을 진압하는 와중에 선덕여왕은 병이 악화되어 죽었고(1월8일), 김국반의 딸 승만이 제28대 진덕여왕으로 즉위하였다. 난을 일으킨 비담은 1월17일 죽임을 당했고 그의 9족도 함께 처형되거나 숙청되었다. 같이 난을 일으킨 염종 역시 처참한 최후를 맞았고 9족이 함께 멸문지화를 입었다. 김천광은 이 난을 진압한 공로로 호성장군이 되었고, 그 후 김춘추와 김유신을 도와 삼국을 통일하는데 수 많은 전공을 세워 중흥 28장군 중의 한 명으로 기록를 남기고 있다.
김천광의 부모는 수품과 천장낭주이다. 수품의 부모는 김구륜과 반야공주이다. 구륜은 진흥왕과 사도왕후의 삼남이다. 반야공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미실이다. 곧 구륜은 이복 여동생을 아내로 맞았다. 천장낭주의 부모는 천주와 지도태후인데, 천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월화공주이다. 즉 김수품은 조부와 외조부와 처의 조부가 모두 같은 진흥왕이다. 수품은 선덕여왕이 재위(632~647년)에 있을 때인 636년에 을제乙祭를 이어 상대등에 올랐다. 그런데 퇴임을 한 시기의 기록은 없다. 그래서 차기 상대등인 비담毗曇이 645년에 취임할 때까지 그 위位에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수품은 진흥왕의 적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기록이 전하는 게 별로 없다(비교적 화랑세기에는 다소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김천광은 14세가 되었을 때 화랑도에 입문하였다. 꽃과 같은 그의 아름다운 얼굴과 여자처럼 교태를 부리는 그는 곧 김양도의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양도는 천광을 폐신嬖臣으로 삼았다. 김천광이 화랑도에 입문할 당시의 풍월주(19세)는 김흠순이었다. 흠순의 부제는 김예원이었고, 예원이 20세 풍월주를 물려 받았을 때 부제는 김선품이었다. 그리고 김선품이 21세 풍월주에 오르면서 김양도를 부제로 발탁하였다. 이렇게 봤을 때, 기록은 없지만 김천광이 화랑도에 입문할 당시에 양도는 아마도 전방대화랑이나 좌,우대화랑으로 상랑上郞의 위치에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어째든 양도는 김천광을 폐신으로 삼았다. 폐신嬖臣은, 단순히 ‘사랑하는 신하’가 아닌 남색南色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용어임에 틀림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인 ‘부부와 같다’느니, 또 ‘여러 번 집에 와서 잤다’느니 하는 것은 남색의 연상을 지울 수가 없다. 나중에 양도는 천장의 누나인 천운를 후처로 들이기는 하였지만 양도와 천광의 관계는 남색을 했을 가능성이 많다. 화랑세기를 인용해 본다.
[24세 천광공天光公은 수품공水品公의 아들이다. 얼굴이 아름다운 꽃과 같고 교태는 마치 부인과 같았다. 말은 친절하고 거동은 단아했다. 그러나 마음은 협기가 있어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왔고, 자신의 뜻을 과감하게 실행하여 상선上仙으로 인하여 동요되지 않았다. 천광공은 나이 14살에 흠순공欽純公이 풍월주로 있을 때 화랑이 되었는데, 양도공이 보고 좋아하여 정이 마치 부부와 같았으며 그 아래에 소속되어 폐신嬖臣이 되었다. 이로 인하여 양도공이 여러 번 공의 집에 이르러 잤다. 천광공의 어머니 천장낭주는 곧 김염장의 누이인데 공의 누나 천운天雲과 더불어 양도공을 맞이하여 밤을 새워 이야기하며 즐겼는데 날이 밝아오는 것도 알지 못한 것이 여러 번이었다. 천운은 마침내 양도공에게 시집을 갔다.]
위 인용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김흠순은 19세 풍월주를 지냈다. 그의 부모는 김서현과 만명부인이다. 즉 김유신의 동생이다. 그리고 그의 동생은 태종무열왕의 왕후가 된 문명왕후 문희이다. 김반굴이 흠순의 삼남이다. 반굴은 660년 백제원정군에 출정하여 황산벌 전투에서 백제의 계백이 이끄는 백제군을 맞아 신라군이 곤경에 빠지자 적진에 달려가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였다. 반굴의 아들 김영윤은 684년 금마저에 안치된 고구려 유민들의 봉기를 평정하다가 전사하였다. 
김양도는 22세 풍월주를 역임했다. 그는 어머니 양명공주의 강권으로 이부동복의 동생 보량을 아내로 맞이 했다. 그들의 딸 양시는 25세 풍월주 춘장공의 부인이 되었다. 
김염장은 17세 풍월주를 지냈다. 부모는 천주와 지도태후인데, 천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월화궁주(가야 이뇌왕의 딸)이고, 지도는 진지왕의 왕후였다가 왕이 죽은 후 김천주와 혼인하였다. 
천광의 누나 천운은 당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고 화랑세기에 기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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